[2012대학 탐방]KU-KIST 융합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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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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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3월 개원… 高大 연구력+KIST 기술 ‘코리아 新동력’ 키운다

국내 최고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융합연구의 새로운 장을 연다. 고려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내년 3월 ‘KU-KIST 융합대학원(KU-KIST School)’을 출범시킨다. 고려대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 크레이그먼디 최고연구전략임원(위 사진)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KIST 이연희 박사팀. 고려대·KIST 제공
국내 최고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융합연구의 새로운 장을 연다. 고려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내년 3월 ‘KU-KIST 융합대학원(KU-KIST School)’을 출범시킨다. 고려대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 크레이그먼디 최고연구전략임원(위 사진)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KIST 이연희 박사팀. 고려대·KIST 제공
고려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이다. 10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졸업생 30만 명을 배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966년 국내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설립됐다. 광섬유, 리튬폴리머전지 등 국내 핵심 산업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며 산업화를 이끌었다.

교육과 연구기관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두 곳이 힘을 모아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내년 3월부터 △나노 공학 △정보기술 공학 △의학 △약학을 아우르는 융합대학원을 함께 운영한다.

KU-KIST 융합대학원(KU-KIST School)은 연구와 교육, 산업을 연결짓는 터전으로 학문 간 단순 융합을 넘어 두 기관을 하나로 합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 현장-대학-연구소 연계 교육으로 전문가 양성

융합대학원은 석사 과정 28명과 박사 과정 12명으로 출발한다. 정원이 적은 만큼 모든 학생을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 인력으로 기르는 것이 목표다.

전공은 바이오-메드(Bio-Med·Biotechnology-Medicine)와 정보기술-나노과학(IT-NS·Information Technology-Nano Science)으로 나뉜다. 두 전공 모두 한국이 집중 육성하려는 신성장동력 분야. 10∼20년 뒤 한국의 먹거리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메드 전공은 융합기술을 통해 난치성 질환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와 기계를 개발하는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등 고려대 의료원의 임상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대학과 연구소에서 이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전공 교과목도 △나노의학 △나노검역기술 △생체모방학 △임상바이오칩시술 등 의료현장과 기초연구가 서로 연계되는 과목 중심으로 마련했다.

산업적으로 제약 의약 보건 분야가 모두 연결된 바이오-메드 분야는 2010년 기준으로 세계시장 규모가 2340억 달러에 이른다. 2030년에는 2조6950억 달러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IST 의공학연구소 권익찬 교수는 “바이오-메드 분야에서는 매년 수천 명의 고급인력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국내에는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생명공학과 나노공학, 재료공학, 약학을 융합한 교육 과정을 통해 관련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공인 정보기술-나노과학 전공은 원자나 분자 수준의 나노기술을 정보기술에 접목하는 분야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의미한다. 나노기술은 현미경으로도 보기 힘든 크기의 초소형 제품에 적용된다. 나노 실리콘 소자, 분자 트랜지스터, 나노 센서, 양자 컴퓨터가 대표적이다. 최근 삼성과 인텔, 마이크론은 나노급 메모리를 개발했다.

정보기술-나노과학 전공은 특히 국내 산업기반 확보와 직결되는 분야다. 이 전공이 다루는 △센서 △디스플레이 △연료전지 △태양전지는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사용되는 원천기술이기 때문이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남산 교수는 “정보기술-나노과학은 앞으로 30년 이상 산업의 중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재료공학 화학공학 전기전자공학을 넘나들어 융합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배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SCI 논문 평균 50건의 최고 교수진

KU-KIST 융합대학원은 교수와 연구원이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동시에 근무하는 ‘학연(學硏)교수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런 학연교수제는 외국에서 활발하다. 미국 시카고대와 아르곤국립연구소는 2009년 학연교수제도인 공동임용제(Joint-Appointment)를 도입했다. 현재 100여 명이 두 곳에 함께 소속돼 근무한다. 독일도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정부출연 연구소 소속 연구원 600여 명이 대학 소속으로 활동한다.

국내에서는 1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교수나 연구원이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동시에 전임으로 근무할 길이 열렸다.

고려대와 KIST는 최근 두 기관에서 10명씩 모두 20명의 학연교수를 선발했다. 정보기술-나노과학 분야에서 3명씩, 바이오-메드 분야에서 4명씩, 녹색기술 및 정책(Green Tech & Policy) 분야에서 3명씩이다.

이 가운데 정보기술-나노과학 분야와 바이오-메드 분야 학연교수 14명이 융합대학원 소속이다. 최근 5년 동안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평균 50건 이상 써낸 교수진이다.

장학금 지원과 교육 혜택도 파격적이다. 우선 모든 학생에게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매월 장학금을 지급한다. 국내외 유명 대학 및 기업체와의 협동연구는 물론 산학 협력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을 산업체 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다. 해외파견과 인턴십을 통해 교육과 연구, 실무 경험을 쌓는 기회도 제공한다.

또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양 기관의 학연교수들이 공동으로 지도하는 공동지도교수제를 마련했다. 학교와 연구소 양쪽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융합대학원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캠퍼스의 의과대학 내에 자리 잡는다.
▼ 올 석사 28-박사 12명 모집… 서류전형-구술시험 선발 ▼

KU-KIST 융합대학원(KU-KIST School)은 전문대학원이다. 26일까지 석사와 박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서류평가와 구술시험을 거쳐 12월 초에 첫 합격자를 발표한다. 융합대학원 학연(學硏)교수인 안동준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를 통해 교육과정과 선발 방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했나.

“크게 3단계다. 기초공통필수 과정과 전공심화 과정이다. 바이오-메드 전공과 정보기술-나노과학 전공 모두 기초과목을 4과목(13학점)씩 수강하게 했다. 전공심화 과정은 과목을 골라서 석사과정 5과목(15학점), 박사과정 9과목(27학점)을 듣는 식이다.”

―연구지도를 강화할 방안은….

“8학점의 연구지도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지도교수와 연구와 학위논문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다. 융합대학원에 개설된 다른 전공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전공심화 교과목 가운데 1과목은 서로 엇갈려 듣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장 실무교육이 강점으로 꼽히는데….

“국내외 다른 대학원의 교수 학생과 적극 교류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협동강의 △세미나 △기자재 공동 활용 같은 방안이 있다. 바이오-메드 전공의 경우 고려대 의료원에서 임상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장의 의사들이 의학적으로 어떤 요구를 하는지 직접 살펴보는 기회다. 일반적 방식의 강의뿐만 아니라 토론식 수업이나 매체활용 수업을 많이 할 계획이다.”

―첫 신입생은 어떻게 선발하나.

“올해 석사과정 28명, 박사과정 12명을 뽑는다. 서류전형과 구술시험으로 뽑는다. 서류전형의 경우 석사과정은 학부 성적과 제출서류를 평가한다. 박사과정은 여기에 논문 및 연구실적과 석사과정 성적이 추가된다. 구술시험에서는 연구계획과 전공분야 지식, 발표력, 인성을 평가한다. 자신이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더불어 학업의지를 살펴 볼 계획이다.”

―특별한 능력이나 열정을 갖춘 학생은 따로 뽑나.

“앞으로는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무시험 특차 전형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출신대학의 전 학년 평균 평점이 A를 넘거나 석사과정 연구 실적이 우수하면 무시험으로 선발한다. 학부와 석사과정 지도교수가 추천해도 시험 없이 선발될 수 있다. 또 학부 3학년까지의 성적이 뛰어나거나 학부를 조기에 졸업하면 무시험 특차 전형제도의 대상이 된다. 열린 연구실(Open Lab)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생에게 연구실을 개방하고 함께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열정이 있는 학생을 선발할 계획도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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