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미래로 2012 대학 탐방]일하며 공부했던 곳… 은퇴 준비도 도와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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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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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임 칼리지’ 과정 신설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은 한국방송통신대. 10월 준공을 앞둔 서울 종로구의 새 본관(가운데)은 1층을 북 카페를 비롯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방송대 제공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은 한국방송통신대. 10월 준공을 앞둔 서울 종로구의 새 본관(가운데)은 1층을 북 카페를 비롯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방송대 제공
‘총 입학생 250만 명에 졸업생은 53만 명.’

한국방송통신대가 40년 동안 쌓아 온 가장 큰 자산이다. 국민 20명 중 1명이 동문인 방송대는 재학생의 80%가 직업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평생교육 대학이다.

1972년 문을 연 방송대는 개교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은퇴세대를 위한 ‘프라임 칼리지’다. △제2인생 △인문교양 △여가준비 △귀농 △창업 △사회적 기업 △봉사활동 △외국어 지도 등 은퇴를 앞둔 세대에게 필요한 교육 내용을 모두 갖췄다. 특히 대학 졸업장을 주는 학위 과정이 아니어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일하는 노년을 위한 35개 강좌 개설


방송대가 프라임 칼리지를 개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더블 30에서 트리플 30으로’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60년 52.4세에서 2008년 80.1세로 30세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30년 교육받고 30년 일하던 인생주기도 30년 공부한 뒤 30년 일하면서 스스로를 계발하고 남은 30년도 일하는 노년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방송대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프라임 칼리지를 개설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새로운 인생주기에 맞춰 인생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프라임 칼리지의 대상은 40, 50대인 ‘4050세대’다.

방송대는 4050세대의 후반기 인생 설계를 돕는 프로그램을 ‘뉴 스타트 프로그램’이라고 이름 지었다. 11개 트랙, 35개 강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공통과정과 선택과정으로 구분된다. 공통과정은 4050세대 모두가 공유해야 할 지식들을 가르쳐주면서 중년기와 노년기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에 따라 중년기와 노년기의 성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 △관계 △주거 △경제 △일과 사회참여 △여가 등 6가지 요소에 맞춰 과정을 구성했다.

프라임 칼리지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강사진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4050세대의 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곧바로 쓸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다. ‘제2인생대학 트랙’에 속한 강좌를 맡은 ‘아버지의 가계부’ 저자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와 한국교육방송(EBS)의 ‘달라졌어요’를 진행하고 있는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명지대 교수)이 강의를 맡는다.

또 박상철 가천대 의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장은 건강과 노화에 대해 강의하고,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은 언제까지 자녀 양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을 알려준다.

‘자산관리,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의에 나설 예정인 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앞 세대와 달리 자녀들의 부양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획적인 후반기 인생설계와 자산관리가 필수다.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노년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여가와 교양 프로그램도 마련

프라임 칼리지에는 인문교양 및 시민문해 트랙과 여가준비 트랙도 준비돼 있다. 인문교양 및 시민문해 트랙으로 마련된 ‘대학로 인문예술아카데미’의 경우 3명의 전문가가 사진, 음악, 만화 등을 통해 지나간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도록 돕는다. 흑백사진들로 유명한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 씨는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다. 바이올린 연주자 조윤범 씨는 베토벤과 서양음악사를 두 차례에 걸쳐 강의하고 시사만화가인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중년 세대가 공감하는 ‘예술 수업’을 할 예정이다.

여가준비 트랙에서는 목공교실과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사진교실을 비롯해 문학기행 수업과 지역문화탐방 등의 강좌가 개설돼 있다.

17개 강좌로 구성된 선택과정은 △귀농귀촌 △창업 △사회적경제 △국제개발협력 및 해외봉사활동 △상담기초 △외국어지도 △명장교수 △전문자격준비 등 8가지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자격준비 트랙은 베이비시터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교과목으로 마련했다.

프라임 칼리지 교수진으로 초빙된 오종남 서울대 교수는 “이제 우리는 인생 100세 시대를 맞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뒤적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분야별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에게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방송대는 유일한 국립 원격대다. 프라임 칼리지 설치와 뉴 스타트 프로그램 개설을 지원한 교과부는 앞으로 방송대를 적극 활용해 국민에게 평생학습 분야의 고등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송대는 11월부터는 교육자료 개방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 중심의 고등교육 강의 콘텐츠를 전 국민에게 무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내년엔 국고 50억 원을 지원받아 재직자 중심의 ‘선취업-후진학’ 기반을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탠다.

19일 1차 모집을 마감한 프라임 칼리지는 10월 4일까지 2차 모집을 진행한다. 10월 8일부터 25일까지는 3차 모집이 예정돼 있다. 홈페이지(prime.knou.ac.kr)에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학 탐방#방송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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