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13>‘통섭 짱’ 경기 상록중 2학년 하지훈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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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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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수학 과학도 역사와 함께라면 재미있죠”

경기 상록중 2학년 하지훈 군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을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와 함께 공부하며 실력을 쌓고 흥미를 키운다.
경기 상록중 2학년 하지훈 군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을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와 함께 공부하며 실력을 쌓고 흥미를 키운다.
경기 상록중 2학년 하지훈 군(14)은 ‘역사 마니아’다. 다섯 살 때 ‘마틴 루서 킹 위인전’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역사에 매력을 느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역사적 배경이 숨어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하 군이 지금까지 읽은 역사 도서만 1000권 이상. ‘이집트 문명전’ 같은 역사 전시회에는 빠짐없이 들르며 주말과 방학이면 우리나라 유적지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이렇게 섭렵한 역사지식을 토대로 올해 5월 국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가장 높은 1급 자격증을 받았다.

중학교 내신 성적도 우수하다. 중2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국어(99점)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과목에서 모두 100점을 받았다. 하 군은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은 비결로 ‘역사공부’를 꼽았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을 모두 역사와 함께 공부하면서 실력을 쌓고 흥미를 키운다는 게 그의 설명. 역사를 중심으로 한 ‘통섭 학습’인 것이다.

국어 영어뿐 아니라 수학 과학까지…. 어떻게 역사와 함께 공부하는 걸까?

○ 역사를 통해 수학과 친해지다


하 군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과목은 수학. 열심히 공부해도 다른 과목에 비해 유독 점수가 오르지 않았다. 중1 2학기 중간·기말고사 종합 성적에서 다른 과목은 모두 전교 10등 이내에 들었지만 수학만 전교 20등 밖으로 밀려났다.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숫자와 친해지기로 결심했다. 수학의 역사를 다룬 책을 읽으며 ‘숫자가 왜 만들어졌는지’, ‘숫자는 어떻게 전 세계로 전파됐는지’, ‘덧셈 뺄셈 등 사칙연산은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등을 공부했다.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법을 버리고 역사와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새로운 수학 공부법을 시도한 것.

하 군은 “수학에 얽힌 역사적 배경지식을 익히니 기본개념과 공식도 더욱 쉽게 이해됐다”고 말했다. ‘수(數)→사칙연산→방정식과 함수→도형→미분과 적분’처럼 역사의 흐름에 따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단계별로 수학개념을 익혔다.

“수학문제를 풀 때도 마치 역사를 공부하듯 해결했어요. 예를 들어 직각삼각형의 한 내각을 구하는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면, ‘직각삼각형의 한 내각’을 ‘반드시 알고 싶은 역사적 궁금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직각삼각형은 반드시 하나의 내각이 90도’와 같이 주어진 조건은 궁금증을 풀어낼 역사적 실마리인 셈이고요.

○ 역사지식으로 국어·과학도 완전정복


역사가 가장 도움이 된 과목은 국어. 특히 역사적 배경지식이 풍부한 덕에 시나 소설을 이해하기 수월했다. 한국사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틈틈이 익힌 한문은 비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어려운 한자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중2 1학기 중간고사에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기억속의 들꽃’(윤흥길 저)이 나왔어요. 한국전쟁이 일어난 배경,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 등 역사적 배경을 미리 익혀둔 덕분에 ‘소설 속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어떤지’ ‘소설의 주제는 무엇인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죠.”(하 군)

하 군은 과학적 지식도 역사를 통해 익힌다. 그는 “예를 들어 ‘영국의 역사’를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영국의 과학사를 접하게 된다”면서 “그 다음 단계로 영국의 유명한 과학자를 알게 되고 그 사람이 만든 과학적 개념과 이론, 공식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2 1학기 중간고사 때 러시아의 과학자 멘델레예프의 전기를 읽으면서 복잡한 주기율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 “꿈은 역사학자가 되는 거예요. 앞으로도 역사를 토대로 다양한 학문적 지식을 쌓을 거예요. 나중에는 이렇게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하 군)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글·사진=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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