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뇌도시 달구벌 만들기’ 머리만 써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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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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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기자
이권효 기자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센터, 미국 뇌 기업 유치…. 대구에 ‘뇌’ 연구 기반 조성이 활발하다. 대구시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이 힘을 모은 덕분이다. 대구시는 이를 토대로 대구를 세계적인 뇌 연구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대구시는 뇌를 전문가 중심의 연구에 한정하지 않고 대중적 차원에서 ‘뇌 도시 대구’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뇌는 매우 전문적 분야지만 동시에 누구나 일상에서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대구혁신도시 안 의료단지에 착공되는 한국뇌연구원이 2014년 개원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면 ‘대구=뇌’를 알리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국가 차원의 첫 뇌 전문연구기관인 뇌연구원은 10년 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의 뇌 연구 수준은 높은데 시민들이 무관심하다면 뇌 도시가 되기 어렵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뇌 과학을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대구시가 다양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민 누구나 뇌를 잘 이해하면서 정확한 상식을 갖고 뇌 연구를 응원하면 대구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뇌는 마음이나 정신, 정서, 느낌 등과 관련이 깊어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좋은 느낌을 주는 도시도 결국 주민들이 뇌를 이해하고 적절히 훈련하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 설명이다. ‘대구는 좋은 느낌을 주는 도시’라거나 ‘대구에 살면 머리(두뇌)가 좋아진다’는 이미지나 정서도 뜻밖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뇌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최근 취임한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는 학교폭력이나 왕따 같은 비정상적 욕구도 뇌를 잘 이해하고 훈련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런 점은 특히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대구시교육청이 귀 기울일 점이다.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막연한 이야기보다는 뇌 이해와 훈련이 ‘과학적’ 인성교육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약 400∼1400g인 뇌를 어떻게 활용해 대구를 새롭게 만들 것인가는 아주 유쾌한 고민이 될 수 있다. 뇌 축제 같은 행사도 검토할 만하다. 이런 아이디어 개발도 뇌의 역할이다. 10월 뇌연구원 기공식에 ‘뇌 도시 대구 선포식’을 함께 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뇌도시#대구 의료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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