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휴대전화가 친구였던 아이들이 흙과 친해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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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참살이농촌유학센터
농사짓고 책 읽으며 변화

참살이농촌유학센터와 곡성평화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자신들이 재배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곡성평화학교 제공
참살이농촌유학센터와 곡성평화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자신들이 재배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곡성평화학교 제공
“농사도 배우고 공부도 하러 도시에서 시골로 유학 왔어요.”

전남에서 유일한 농어촌유학센터인 곡성군 석곡면 참살이농촌유학센터가 농촌 교육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곡성군은 참살이농촌유학센터가 농림수산식품부 농어촌유학센터 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농어촌지역 활력 증진,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해 전국 농어촌유학센터 20여 곳 가운데 참살이농촌유학센터 등 7곳을 선정해 각각 3000만 원을 지원한다.

참살이농촌유학센터는 중고 과정 대안학교인 곡성평화학교(학생 22명)를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 1명과 6학년 2명이 재학하고 있다. 올 2월에는 학생 2명이 졸업했다.

학생들은 수도권에서 연고가 없는 곡성으로 내려왔다. 초등생들은 매일 오전에는 곡성평화학교에서 4km 떨어진 석곡초교에서 수업을 받는다. 오후에는 다시 곡성평화학교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 밤에는 독서를 한다. 아이들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게임을 즐기며 TV를 보던 생활과는 거리가 먼 농촌생활을 배우고 있다. 예전에 먹던 피자나 햄버거 대신 자신들이 재배한 콩, 고구마 등을 먹어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 학생들이 농어촌에서 공부를 하는 역(逆)유학 제도가 농어촌유학센터다. 학교 폭력이나 치열한 입시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교사 6명이 학생들을 24시간 돌봐주고 있다.

참살이농촌유학센터 설립은 곡성평화학교가 있어 가능했다. 곡성평화학교는 옛 석곡초교 염곡분교에 2006년 세워졌다. 학생 50명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도 있고 학교 주변에는 학생과 교사들이 농사지을 수 있는 9900m²(약 3000평)의 밭도 있다.

최기철 교장(51)은 “도시 아이들이 농촌 생활을 하며 습관이 변화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농어촌유학센터가 전남에 많이 생기면 농촌지역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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