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학이 확 바뀐다]고려대학교

학문 장벽 넘은 학연교수제·스마트 캠퍼스 등…
연구… 교육… 행정… 대학 혁신 위한 원년으로

“올해를 대학 혁신을 위한 중점사항 추진 원년으로 삼겠다.”

고려대는 100년 이상 지속될 연구개발(R&D) 마스터플랜을 지난해 만들었다. 혁신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고려대의 혁신 방향은 연구, 교육, 행정의 3가지로 진행된다.

○ 산학협력으로 교수채용

고려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융합연구원인 ‘KU-KIST 스쿨’의 설립·운영에 관한 협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동시에 근무하는 학연교수제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융합연구원은 전문대학원, 공동연구소, 첨단기기원으로 구성되는데 학과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학제를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연구원이 대학 교육에 참여하더라도 처우나 권한이 미흡한 겸임교원 신분에 그쳤지만 이번 제도로 KIST 연구원은 고려대 학연교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고려대 교수도 KIST 연구책임자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두 기관의 최우수 연구진이 학문 간 장벽을 넘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게 됐다. 공동연구소에서는 융합공동연구를 하고 전문대학원에 들어오는 대학원생과 함께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진행한다. 전문 기술요원이 있는 첨단기기원은 융합연구원을 뒷받침한다.

정보기술과 나노과학(IT-NS), 바이오-메드, 그린 기술·정책을 다루는 융합연구원은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요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 기술·정책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융복합 과정이다. 융합연구원의 협력 기관은 국내 기관과 산업체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미국의 바텔연구소와 벨연구소,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와도 협력할 계획이다.

○ 학생 맞춤형 콘텐츠 제공

이러한 연구혁신을 바탕으로 쌍방향 교육도 강화한다. 지난해 준비한 ‘스마트 캠퍼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캠퍼스 사업은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지식 전달 활동에 그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 새로운 창조물을 탄생시킬 수 있는 수업을 만들자는 취지다.

교육을 혁신하려면 융합 콘텐츠를 개방된 환경에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 건축할 미래교육관은 교육자와 연구자, 학습자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소규모 인원 중심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만들기로 했다.

또 학과에 구애받지 않고 융합 콘텐츠가 담긴 교과목을 계속 늘려나가 연구와 교육이 자연스럽게 접목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행정조직 적극 재편

김병철 총장

고려대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학교 행정조직도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하에 행정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올해 안에 기능적으로 통합할 조직과 분화시킬 조직을 검토하고 예산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겉으로 보이는 조직 구성을 혁신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구성원 각자의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도 시행한다.

예를 들어 상반기에는 ‘희망부서 신청제’를 전면 시행해 직원의 능력과 자질,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동기부여 프로그램도 강화할 예정이다. 구성원의 인적 역량을 강화해야 대학이라는 조직 자체가 혁신적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