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도청엔 ‘다문화행복과’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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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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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민자 급증세 반영
지자체 첫 전담부서 신설

경북 다문화 정책을 전담하는 다문화행복과 직원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결혼이민
여성 출신 김명 씨, 오른쪽은 최규진 과장.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경북 다문화 정책을 전담하는 다문화행복과 직원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결혼이민 여성 출신 김명 씨, 오른쪽은 최규진 과장.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전담과가 생겨 마치 새집에 둥지를 튼 느낌입니다. 이런 행복한 분위기가 경북의 다문화 가정에 스며들도록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다.” 경북도 다문화행복과에 근무하는 김명 씨(38·여)는 19일 “경북 다문화 가족의 행복을 위해 ‘모두 우리 가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광역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결혼이민여성 출신 첫 전임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서 태어난 그는 하얼빈사범대를 졸업하고 1998년 결혼해 경북 상주에 정착했다. 경북대 식품공학과와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할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 그는 “다문화 사회는 복잡한 측면이 얽혀 있어 담당 공무원으로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최근 ‘다문화행복과’라는 과 단위 전담 부서를 광역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설치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다문화 가족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위해서다. 현재 경북지역 결혼이민자는 9946명(여성 9566명, 남성 380명), 자녀는 9147명으로 5년 전보다 각각 3.5배, 5.8배로 늘었다. 울릉도를 포함한 도내 23개 시군은 모두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경남 충남 전남과 함께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과 이름을 짓는 데도 적잖은 고민을 했다. 다문화 정책과나 지원과, 대책과, 진흥과 등 여러 가지를 검토했지만 ‘행복’이라는 말을 넣자는 의견이 많았다. ‘다문화 사회가 곧 행복한 사회’라는 의미를 잘 살린다는 이유에서다. 최규진 과장은 “직원 12명 모두 행복이라는 말을 요즘처럼 많이 듣고 쓰고 생각한 적이 없을 것”이라며 “과 이름 덕분에 ‘다문화=행복’이라는 생각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떠나질 않는다”고 했다. 수년 동안 다문화 정책을 맡아온 박세은 사무관은 “다문화행복과가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부대끼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2008년부터 시작한 ‘새 경북 행복가족 어울림 프로젝트’를 통해 다문화 정책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 정책으로 확산됐으며 지난해 KBS한국방송이 처음 마련한 다문화 대상에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그 외에 ‘엄마 나라 대학 유학비 기금 조성’을 비롯해 ‘이중 언어 콘테스트’ ‘다문화 어린이집’ ‘결혼이민여성 대학 학비 지원’ ‘이주여성 긴급지원센터’ 등도 앞서가는 정책으로 꼽힌다. 김승태 보건복지국장은 “다문화행복과를 중심으로 행복 넘치는 정책을 통해 경북의 다문화 가족이 전국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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