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김계영]천안함 2주기 다가오는데 추모열기 저조해 씁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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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백화점에 갔는데 화이트데이에 친구나 연인에게 줄 선물 사는 사람들로 붐볐다. 무슨 데이니 하는 날들은 업체의 상술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매년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그날을 챙긴다.

만약 지금 당장 거리에 나가 “3월 26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라고 물으면 갸우뚱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날은 천안함 폭침 2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46명의 우리 장병이 북한의 기습도발로 자신들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차디찬 바다에서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대다수 국민이 북한의 만행에 크게 분노했고, 아들 형제를 잃은 유가족의 심정으로 가슴 아파했다. 작년 이맘때쯤 천안함 1년 추모행사가 다양하고 성대하게 열렸다. 그런데 올해는 천안함에 대한 관심과 추모열기가 작년만 같지 않아 안타깝고 씁쓸하다.

천안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줄어든 반면 터무니없는 괴담과 진실 왜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는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된 46용사를 두 번 죽이는 셈이고 유족들 가슴에 또 한번 비수를 꽂는 격이다. 또한 호시탐탐 대남도발을 노리는 북한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북한이 정말 심상치 않다. 우리 대통령 실명이 적힌 표적지에 사격훈련을 하고, 주민들을 동원해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이 또 도발해 오면 10배로 응징하겠다”며 단호하게 국가 수호 의지를 밝힌 것은 “혹시나 또?” 하며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우리 군에 대한 큰 믿음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지키다 산화한 46용사를 추모하며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이상 천안함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일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며 밤낮으로 대한민국 바다를 지켜주는 해군을 ‘해적’이라고 막말까지 한 사람이 있다. 자기 나라 군대를 이처럼 비하하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해적 가족’에서 자유로울 대한민국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작금의 안보 현실 속에 젊은 천안함 호국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김계영 경기 고양시 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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