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보 적용되는 암 진료비도 병원마다 최대 倍 이상 차이

  • Array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 본보 44개 대형병원 조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뿐 아니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도 병원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의 2010년 암 진료비와 입원일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똑같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데도 진료비가 병원별로 최대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병원마다 진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본보는 병원마다 임의로 책정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본보 3일자 A1·3면 참조

그러나 사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에서도 재정이 새고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일된 진료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건강보험 적용 암 진료비 倍 차이

2009년 12월부터 암 환자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 항목은 비용을 5%만 부담한다. 나머지 95%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당한다. 심평원은 이 모든 돈을 합해 평균 진료비를 산출했다. 비급여 진료비는 제외했다. 수술건수가 10건 미만이거나 진료비·입원일수가 지나치게 긴 병원도 통계에서 뺐다. 취재팀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9개암 초기 시술 진료비를 분석했다.

위암(부분절제술) 진료비는 경북대병원(427만6000원)이 가장 쌌다. 가장 비싼 한림대성심병원(752만8000원)과는 325만2000원의 차이가 났다. 대장암 수술(부분 결장절제술)의 경우 병원별로 진료비 차가 478만6000원에 이르렀다. 가장 저렴한 충북대는 421만8000원이었지만 가장 비싼 한림대성심병원은 900만4000원이었다. 평균 입원일수도 격차가 컸다. 위암의 경우 가장 짧은 분당서울대병원(9일)과 한림대성심병원(20.9일)의 격차는 10일 이상이 났다. 대장암의 경우도 가장 짧은 동아대병원(10.4일)과 가장 긴 중앙대병원(21.1일)은 배가량 차이가 났다.

입원일수가 긴 병원 측은 “환자들이 내과에 입원해 검사·진단을 받고 다시 외과에 입원해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 입원기간이 긴 것”이라며 “진단만 받고 퇴원했다가 다시 외과에 입원해 수술 받는 환자가 많은 병원은 입원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널A 영상] 돌팔이 성형외과 인터넷에 글 올리자 바로 ‘삭제’

○ 표준 진료지침 없어 병원별 제각각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똑같은 치료인데도 병원별로 진료비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표준 진료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진료 행위별로 의료행위 가격(수가)이 정해져 있지만 어떤 처방을 얼마나 오래할 것이냐는 병원과 의료진의 재량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병원이 검사를 더 많이 하고 항생제 등을 많이 처방하면 진료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병원마다 진료 경향이 달라 비용도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병원의 진료비와 입원일수를 통일하려면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2300여 병의원에서 시행 중인 ‘포괄수가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 포괄수가제는 의사의 진료량과 관계없이 질병별로 미리 책정해 놓은 진료비만 받는 제도로, 현재는 백내장수술, 맹장수술 등 7개 질병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