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싸고 좋은 방 정보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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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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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학들 ‘주거권 공약’ 바람

개강을 앞두고 9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앞 건물 담벼락에 하숙집 자취방 원룸 관련 전단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최근 수도권 대학의 총학생회들은 하숙이나 자취방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개강을 앞두고 9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앞 건물 담벼락에 하숙집 자취방 원룸 관련 전단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최근 수도권 대학의 총학생회들은 하숙이나 자취방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수도권 대학의 총학생회들이 학교 근처의 자취방과 하숙집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아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전세난 속에서 학생들이 집을 구하려다 고생하거나 잘못 계약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 대학가에 ‘주거권’ 개념 관심


연세대 총학생회 ‘Focus On’은 ‘주거정보조사단’이라는 홈페이지를 8일 열었다. 학교 근처의 하숙집 50여 곳을 조사단 10명이 직접 돌아본 뒤 △가격 △건물 방향, 건축 연도, 학교로부터의 거리 △방 크기, 개인 화장실, 정수기, 텔레비전, 인터넷, 식사 제공 여부, 개인 냉난방 시설에 대한 정보를 올렸다.

총학은 “새 학기에 신촌에서 집을 구하려면 평균 5. 6회를 방문해야 한다. 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수정 주거정보조사단장은 “여름방학에는 자취방과 고시텔까지 조사하는 등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도 최근 ‘안암골 택리지’를 발간했다. 학교 근처의 153개 하숙집 자취방 원룸 고시원 정보를 망라했다. 권오빈 복지국장은 “2학기에 개정판과 모바일 웹페이지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서강대 총학생회 ‘와락’도 이달 중 주거실태조사단을 꾸려 하숙집과 자취방의 시세, 주거환경, 담합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윤영 부총학생회장은 “싸고 좋은 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 월세에 생활비로 등골 휩니다


이들 총학생회는 지난해 11∼12월 선거 때 ‘주거권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선출됐다.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 우정부동산 관계자는 “신촌의 자취방이나 하숙집은 월세가 평균 50만 원이다. 여기에 관리비 약 5만 원, 전기료 수도료는 별도”라고 설명했다. 비싼 곳은 월세가 60만∼70만 원으로 올라간다. 원룸 전세는 6000만∼7000만 원이다.

고려대 권용택 씨(25)는 “월세와 생활비를 합쳐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를 쓴다. 자취하는 학생들은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일부 대학가에 생긴 민자 기숙사도 일반 전월세 못지않게 비싸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실에 따르면 △건국대는 1학기(4개월)에 식비를 포함해 1인실 245만 원, 2인실 175만 원 △서강대는 2인실 185만 원 △숭실대는 1인실 199만 원, 2인실 125만 원이 든다.

대학생 A 씨는 “2인실 기숙사를 월 40만∼50만 원에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하숙을 하는 게 낫다. 비용이 많이 들어 고시원으로 옮기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YMCA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자취 또는 하숙을 하는 대학생 526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5명이 최소 주거 면적기준(14m²·3평) 이하의 좁은 공간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시원 학생의 96%는 14m²가 안 되는 공간에서 지내고 있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남윤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이지영 인턴기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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