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고교생 학과탐방’]30개학과 전공 세일즈… 4000여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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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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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건국대 ‘스마트 KU 0학번 학과 탐방의 날’ 행사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건축대학 건축학부에 마련된 건축물 모형을 보며 설계와 시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은 주거체험실, 모형제작실, CAD실습실, 건축전문도서관도 둘러봤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4일 건국대 ‘스마트 KU 0학번 학과 탐방의 날’ 행사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건축대학 건축학부에 마련된 건축물 모형을 보며 설계와 시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은 주거체험실, 모형제작실, CAD실습실, 건축전문도서관도 둘러봤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드라마에 등장하는 건축가는 모두 멋있죠? 사실은 힘든 직업이에요. 밤을 새우는 일도 잦고 자신의 적성과도 잘 맞아야 해요.”

4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상허연구관 222호. 건축학부 박현수 건축설계 전공 주임교수(44)의 강의가 시작됐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공탐색’ 강의였다. 건축학과와 건축가에 대한 오해를 푼 다음 건축설계·실내건축설계·도시 및 조경 등 전공에 대한 세부 설명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졸업 후 진로를 소개했다.

“설계는 일종의 서비스일 수 있어요. 여러분이 건축가가 돼 설계도를 만들어도 그 도면으로 건물을 지어야 팔 수 있잖아요? 그 밖에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 테헤란로를 만드는 도시계획 분야 공무원이 될 수도 있고 건설회사에 취업할 수도 있죠.”

학생 44명의 시선은 50분 강의 내내 박 교수에게 집중됐다. 동국대 사범대 부속고 2학년 김석빈 군(18)은 “조경 분야에 관심을 가져 왔는데 건축이라는 더 넓은 분야를 전공하면서 조경도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흡족해했다.

이날 건국대에서는 고교 1, 2학년 학생들의 진로 설정과 전공능력 개발을 돕기 위한 ‘스마트 KU 0학번 학과 탐방의 날’ 행사가 열렸다. 13개 단과대와 30여 전공학과가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였다. 행사는 크게 △고등학생을 위한 전공탐색 강의 △특정전공 체험 △다양한 전공과 동아리 자유체험 등 세 분야로 구성됐다.

4000여 명의 참관자로 캠퍼스는 하루 종일 북적였다. 160개교에서 온 고교생 950여 명이 오전에 16개 전공탐색 강의 중 2개를 골라 듣고 오후에 특정전공 체험을 했다. 별도로 2800여 명이 오전부터 자유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수의과대에서도 해부학 체험장이 마련됐다. 오후 2시 반 고교생 23명이 수의과대 207호 실험실을 찾았다. 학생들은 해부된 실험용 쥐 2마리를 보며 생생한 강의를 들었다.

“실험용 쥐는 ‘마우스(Mouse)’와 ‘랫(Rat)’ 두 종류가 있는데 이 쥐는 덩치가 큰 랫이에요. 마우스는 사납지만 랫은 실험을 할 때 안길 정도로 순하죠. 갈비뼈를 들어냈는데, 이 부분이 흉강이고 가운데 있는 것이 심장이에요. 가로막(횡격막) 밑이 간인데 랫은 쓸개가 없답니다. 아, 여러분! 생명윤리 문제 때문에 실험용 쥐 사진은 찍어서는 안 돼요.”

학생들의 시선은 수의학과 1학년 정은지 씨(24)가 핀셋으로 가리키는 쥐의 장기로 집중됐다. 남양주 도농고 1학년 김지윤 양(16)은 “수의사가 되고 싶어 수의과대와 동물생명과학대의 강의를 열심히 들었는데 생생한 해부 수업까지 경험하니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진다”며 즐거워했다. 30분 단위로 진행된 해부학 체험은 매 시간 수강생이 꽉 찼다.

학생들과 함께 온 학부모 250명은 ‘학부모와 학생의 효과적 관계유지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 특강을 들었다. 자녀들의 진로 설정과 진학을 잘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강의도 열렸다. 인솔 교사 86명은 건국대 입학사정관들에게 진학지도법을 배웠다.

김진규 총장은 “우리 대학의 전공탐방 활동이 고교생들의 진로 선택과 관심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판단 아래 행사 규모를 더 키웠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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