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송상호 웰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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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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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건강정보 가득 ‘신문은 주치의’



신문은 가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학창 시절 어머니는 공부에 도움이 된다며 신문을 큼지막하게 오려 책상에 붙여주곤 하셨다. 당시 신문은 모든 지식과 문화의 보고였다. 모든 세상사가 신문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 녹아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렇게 신문은 사람들과 또 세상과 통하는 통로였다.

시대가 변하고 정보기술(IT) 기기가 발달하면서 신문이 아니더라도 세상과 통할 수 있는 길은 더욱 다양해졌다. 그래서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신문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인데도 신문은 기사를 통해 괜히 내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자제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졌다.

“운동 좀 하세요.” 이렇게 옆에서 이야기하는 아내의 말에는 시큰둥하다가도 신문에 실린 심근경색, 동맥경화에 대한 기사를 보면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곤 한다. “술 많이 먹지 말라”라는 부모님의 조언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다가 신문에 큼지막하게 나온 간경화 사진에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적지 않을 터다.

신문은 누구에게나 명의(名醫)다. 초보 엄마는 신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아기의 예방주사 접종시기를 스크랩해서 아기 건강을 챙기고, 직장인들은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운동법과 음식 조절 기사를 컴퓨터 모니터 옆에 붙여둔다.

최근에는 신문마다 건강면 외에 건강 섹션을 별도로 만들어 더 자세한 내용을 담는다. 그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리라.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기 쉬운 건강상식이 신문에는 항상 넘쳐난다. 의학은 지극히 전문적인 분야지만 신문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신문이 유용한 건강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신문의 건강면만 잘 보고 실천해도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마다 날씨를 반영한 건강 기사가 신문을 장식한다. 관절염이라는 하나의 질환만 해도 계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기사화된다. 봄에는 야외활동 시 유의해야 할 관절 건강, 여름에는 장마철 관리법, 가을에는 등산 유의점, 겨울에는 빙판길 사고에 따른 질환 등 계절마다 미리 체크해주는 건강 팁을 제공하고 유의점을 설명한다.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도 소개한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비서를 둔 것 같다.

특히 요즘에는 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토대로 인터넷을 검색해서 더 많은 정보를 섭렵한 뒤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전문적인 용어까지 사용하며 상세하게 질문하는 통에 진료 시간이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침에 신문읽기를 게을리 할 수 없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건강을 알뜰살뜰 챙겨주는 신문은 의사에게는 공부의 밑천이고 환자에게는 생활 속 친구이자 최고의 주치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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