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나선 일선 경찰…치안공백 생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5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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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들이 수사 경과(警科)를 반납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치안 공백이 생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각종 범죄가 더 발생할 소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일선경찰의 사기가 떨어진 만큼 수사 의지는 평소와 같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24일 12시 기준으로 각 경찰서 수사지원팀에 수사 경과를 해제해달라는 신청서가 2747장 접수됐으며 25일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5000여명 이상의 수사 경찰이 해제 희망원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과는 경찰의 분과로 수사 경과를 반납하면 해당 경찰은 교통이나 경무, 생활안전 등 타 분과 보직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만 수사 분야 경찰이 집단으로 다른 경과로 이동하는 상황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매년 6월과 12월에 인사철에 앞서 수사 경과 해제 및 선발 기회를 주고 심사위원회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다.

지금은 수사 경과 해제 및 선발 공문이 나간 상황이 아니므로 경과 해제 요청은개인적인 의사표현일 뿐 공식적인 인사 절차가 아니다. 이 때문에 별도의 수리 절차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내달 중순 경에 진행될 수사경과 해제·선발 때에 이들이 다시 한번 경과 해제 신청을 하더라도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면 해제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이날 저녁 충북 청원군의 한 공원에서 열리는 '총리실 조정안의 문제점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일선 경찰 토론회가 일과 이후 시간에 열리는 것도 집단행동에 따른 치안공백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지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 소재 경찰서 경장급 경찰관은 "우리 팀은 수사 경과를 모두 반납했다"면서"집단행동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선 형사들이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살인이나 강도, 강간 등 강력 범죄가 발생한 상황에서 경찰이라는 사람들이 손을 놓고 있는다는 것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면서 "다만 수사 경찰들의 사기가 떨어진 만큼 일할 맛이 안 난다는 것이 대개 경찰관들의 정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경과 해제 희망자가 있더라도 이를 즉시 해제하거나 다른 기능 업무로 전환해주는 것이 아닌 만큼 민생 치안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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