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車업계 주간연속 2교대 도입하라” 압박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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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 “고용 유연성 악화” 난색… 勞 “임금 감소로 직결” 반발

정부가 자동차업계의 연장근로 관행을 개선하라고 압박하면서 ‘주간연속 2교대’ 근무형태가 노동계와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는 하루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주야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주간연속 2교대제는 2개조가 오전 6시경부터 밤 12시까지만 일을 하는 형태로 이를 도입하면 새벽 근무 시간을 포함해 전체적인 노동 시간도 줄어든다.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둘러싸고 정부와 자동차업계, 각 업체의 노동조합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정부는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 3교대제도 가능해지는 등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생산 차질과 함께 향후 고용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또 노조는 근무 시간 축소가 급여 감소로 연결될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연장근로 관행을 개선하라고 압박하는 이유는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게 장기적으로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일 “한 자동차업체는 최근 자동차를 많이 팔아 이익도 많이 남긴다는데 근로자 수는 예전과 차이가 없다”며 “(일자리를 나누는) 포용 사회를 만드는 데 이제 자동차업계만 남았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국내 5대 완성차업체 전 사업장의 근로 현황을 발표했던 7일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 3개월 이내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채찍’을 쓰는 한편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하는 업체엔 지원금을 늘린다는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대해 자동차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자동차업계는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조업 시간이 18시간 30분인 주야간 맞교대제로 라인을 돌리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 실제 조업 시간은 16시간 10분으로 현재보다 2시간 넘게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생산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근로 시간이 줄어들 때 정부의 생각대로 새로운 고용이 창출될지도 미지수다. 국내에선 자동차산업의 경기가 나빠져도 정규직을 해고하거나 간접고용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는 고용을 늘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근로 시간 연장을 제한하면 기업들은 국내 생산 물량을 줄이고 해외 공장을 확대하는 등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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