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격도발 1년… 연평도를 가다]“추모비 세워준다니 너무 감사… 의사자 인정 못받는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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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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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막사 공사현장서 참변… 故 김치백-배복철 씨 유가

23일 추모흉상 세워질 평화공원 신성만 연평면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남부리 평화공원에서 동아일보 기자에게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흉상이 곧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병대원인 서 하사와 문 일병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당시 전사했다. 옹진군은 도발 1주년이 되는 23일 이 공원에서 흉상 제막식 및 추모식과 함께 주민화합을 위한 걷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연평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3일 추모흉상 세워질 평화공원 신성만 연평면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남부리 평화공원에서 동아일보 기자에게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흉상이 곧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병대원인 서 하사와 문 일병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당시 전사했다. 옹진군은 도발 1주년이 되는 23일 이 공원에서 흉상 제막식 및 추모식과 함께 주민화합을 위한 걷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연평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연평도에 추모비를 세우니 너무 감사합니다. 정부가 의사자(義死者·직무 외의 일로 타인의 생명 등을 구제하다가 사망한 사람)로 인정해 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연평도에 주둔하는 해병대 관사 신축공사 현장에서 참변을 당한 민간인 희생자 고 김치백, 배복철 씨 유가족은 인천시가 자칫 잊혀질 수 있는 민간인 희생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를 세운다는 소식을 반겼다.

하지만 유가족의 마음에 남은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었다. 김 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28일 전화 인터뷰에서 “아들은 나와 가족을 위해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며 “지금도 어디에선가 살아 있을 것 같아 눈물만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에 대해 더 얘기하면 마음만 아프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31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민간인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지난해 11월 사고 발생 직후 정부에 고인에 대해 ‘의사자 인정’ 예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옹진군 관계자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도 의사자로 인정해 주는데 해병대 막사를 짓다가 북한의 포격 도발에 참변을 당한 국민을 의사자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 말이 되냐’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 희생자 2명은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은 후 수색에 나선 해경특공대원들에 의해 연평면 연평리 산3의 94 충민회관 인근 해병대 독신자숙소 신축공사장에서 발견됐다. 인천시는 민간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이들이 숨진 곳에 높이 170cm의 폭 1m 크기의 추모비를 세우고 제막식은 11월 23일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에 맞춰 열기로 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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