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고졸, 4년 근무하면 대졸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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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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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졸취업자 24세까지 軍입대 연기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윌테크놀러지에서 열린 제4차 공
정사회추진회의에 참석해 ‘열린 고용사회 구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고졸자가
취업할 일자리를 늘리고, 대졸자와 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윌테크놀러지에서 열린 제4차 공 정사회추진회의에 참석해 ‘열린 고용사회 구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고졸자가 취업할 일자리를 늘리고, 대졸자와 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앞으로 고졸자도 인턴 방식으로 정부기관에서 일한 뒤 정규직 공무원이 될 수 있다. 또 고졸 취업자는 업종에 관계없이 군 입대를 24세까지 연기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4차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열린 고용사회 구현방안’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부터 공무원 채용 시 의무적으로 고등학교 출신 비율을 높여야 하고 많이 뽑아야 한다”며 “그래야 고교생이 (사회에) 나와서 전문인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정부 발표안은 크게 ‘고졸 취업자 확대’와 ‘취업 후 대졸자와 동등한 처우’로 요약된다.

먼저 고졸 취업자 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공무원 기능인재(기능직 9급) 채용 규모가 현행 6%에서 10%로 확대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특성화고 졸업자로 채워진다. 정부기관의 경우 2013년부터 기능 기술직 채용 시 인턴 방식을 도입해 이를 일반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시험에만 의존하던 채용 방식을 실무 위주인 인턴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 또 공공기관의 경우 4%인 고졸 인턴 비율을 20%로 늘리고 이들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채용경로를 마련하도록 했다.

고졸 근로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병역 문제도 개선했다. 현재 대학생에게만 해당되던 ‘입영일자 본인 선택제’를 고졸자에게까지 확대했다. 또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중소 제조업체에 취업한 고졸 근로자만 해당되던 ‘입영일자 연기제도’도 업종과 회사에 관계없이 모든 고졸자에게로 확대했다. 이 개선안은 내년부터 적용한다.

고졸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현행 1인당 1500만 원인 고용창출투자세액 공제 금액을 2000만 원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입사 후 대졸자에 비해 불리한 처우도 개선했다.

공공기관부터 인사 보수 규정을 정비해 고졸자가 입사 후 4년 이상이 지났을 경우 대졸자와 동등한 직위를 부여한다는 것. 예를 들어 같은 해 입사한 대졸 5급과 고졸 7급이 4년이 경과했을 경우 승진, 직무 변경, 업무 분야 제한 등 각 부문에서 동등한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 이에 따라 고졸 7급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능력에 따라 그동안 담당할 수 없었던 업무나 팀장 등을 맡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임직원 500명 이상의 준정부기관 55곳이 채용한 2375명 중 고졸자는 1.1%인 26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이 제도의 혜택을 보는 고졸자는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큰 틀의 개념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각 공공기관에 맡겨놓은 상태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각 공공기관은 대졸 초임을 깎는 대신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늘리겠다고 했으나 실제론 신입사원 자체를 채용하지 않은 기관이 많아 공염불에 그치기도 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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