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합동조사단 중간발표 “우면산 산사태, 軍부대 경계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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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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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원인제공 단정 곤란”… “터널 폭발사고 때문” 주장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을 놓고 피해 주민은 ‘인재(人災)’를 서초구는 ‘천재(天災)’를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근 공군부대에 산사태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까지 제기됐다. 여기에 인근 터널의 다이너마이트 폭발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와 4가지 다른 주장을 놓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와 서초구 공무원 및 토목공학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우면산 산사태 합동조사단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조사 결과 중간발표에서 “군부대 방향으로 연결된 산사태 흔적 세 곳 중 방배래미안아트힐 방향 산사태 흔적을 군부대 경계 부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사태 원인이 군부대에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정형식 조사단장(전 한양대 교수)은 “산사태가 군부대 시설과 직접 연관이 있는지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종 결과 발표는 7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대해 산사태 전문가인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번 우면산 산사태로 흙이 무너져 내린 지점이 16곳 정도인데 군부대에서 모든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근본적인 책임은 사방(砂防)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서울시와 서초구에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군 시설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군부대 내에는 무너진 곳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설명은 산사태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기자의 취재 내용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산이 깎여나간 지점 바로 위에 있던 공군부대 내 도로는 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이 쌓여 있었고 도로 옆 배수로도 흙으로 막혀 있었다. 공군 측 관계자도 “취재 내용이 맞다”며 “국방부에서는 배수시설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서초구청 측은 조사 결과에 대해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아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비 더 내리기 전에… 복구작업 구슬땀 1일 경찰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에서 삽과 포대 등을 이용해 흙더미를 치우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비 더 내리기 전에… 복구작업 구슬땀 1일 경찰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아트힐 아파트에서 삽과 포대 등을 이용해 흙더미를 치우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한편 26일 오후 6시 20분경 강남순환도로 터널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고가 이번 산사태의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고 지점이 남태령 인근이기 때문에 그 진동이 우면산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이 교수는 “다이너마이트 폭발이 원인이라면 그 인근에서만 산사태가 일어나야 했지만 이번에는 우면산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사태가 일어났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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