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高 어깨 펴주자]기술장인 양성 마이스터高 21곳… 기업체와 졸업생 취업약정 급증

현정부 역점 둔 전문계高 정책… 대다수 취업 잘될지는 불투명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졸 사원의 채용을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마이스터고를 통해 특성화고(옛 전문계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취업률 제고에 나선 것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취업의 질과 지속성에 있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는 만큼 더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기술 장인을 양성하기 위한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고)는 전국적으로 21곳이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하나다. 자율고 150개, 기숙형공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50개를 만들어 고교 교육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3년 반이 지난 지금 고교 다양화 정책은 전반적으로 실패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마이스터고만큼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스터고는 교과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2010년 3월 처음 생겼다. 한국항만물류고(전북 군산), 충북반도체고(청주) 등 지역의 핵심 산업에 필요한 분야로 특성화해 최신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관련 분야 전문가를 교사로 대거 투입했다.

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와 교육당국이 산업체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어 마이스터고 출신을 일정 비율 채용하도록 했다. 남학생은 취업이 확정되면 최대 4년간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군에서도 자신의 특기와 관련 있는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교과부와 반도체전문기업인 STS반도체통신은 반도체 조립과 테스트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TS는 전자·기계 분야의 13개 마이스터고를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연 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10월 2학년 재학생 중에서 4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교과부와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맺고 16개 마이스터고 1학년생 100명을 장학생으로 우선 선발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앞으로 10년간 마이스터고 졸업생 1000여 명을 채용키로 3월 결정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졸업생의 상당수가 안정적으로 취업할지는 확실치 않다. 서울 수도공고 강태희 교장은 “특성화고가 직업교육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학교와 산업계가 교육과정 개발, 운영부터 취업까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