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임단협 3년연속 무파업 타결 가능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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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복수노조 맞물려… 10여차례 협상 난항 거듭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뤘던 현대자동차 임금 및 단체협상이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여름휴가(30일) 전 타결을 목표로 지난달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와 복수노조 도입 등 외부 환경 변화 등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올 4월부터 노사관계에 파열음을 내게 한 타임오프.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현재 230여 명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 전임자를 24명으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노조는 타임오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임자 명단을 회사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이들에 대해 월급을 두 달째 지급하지 않고 있다. 결국 노조는 이를 문제 삼아 4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행위 발생을 결의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복수노조 문제도 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는 현행 단협 제1조 규정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유일한 교섭단체임을 인정한다’를 삭제할 것을 노조에 요구했다. 복수노조 시행으로 다른 노조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현행 노조만을 유일 교섭단체로 인정하는 단협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개정 노조법과 상충한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노조는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9월 실시될 노조 집행부 선거도 협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를 견제하고 조합원들의 표를 얻으려는 현장 노동조직들 사이에 ‘선명성 경쟁’이 벌써부터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가 상정한 요구안 외에 일부 조직은 현장 발의로 해고자 복직이나 퇴직금 누진제, 본인 암 치료비 2000만 원까지 지원 등을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하기도 했다.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노조가 제시한 임단협 요구안 가운데 ‘조합원이 좋아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포퓰리즘적 복지 안이 많아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훈 노조 위원장도 “대다수 조합원이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원하고 있지만 불투명하다”고 말해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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