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공공시설 ‘혈세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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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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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십억 적자 메워주고… 손님없는 항공노선 보조금…

年16억 적자 보는 DMZ박물관  강원 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한 DMZ(비무장지대)박물관 전경. 2009년 8월 445억 원을 들여 개관한 이 박물관의 연간 적자액은 16억 원에 이른다. 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年16억 적자 보는 DMZ박물관 강원 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한 DMZ(비무장지대)박물관 전경. 2009년 8월 445억 원을 들여 개관한 이 박물관의 연간 적자액은 16억 원에 이른다. 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도는 1999년 국제관광엑스포를 위해 191억 원을 들여 속초시 조양동에 국제관광정보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엑스포가 끝난 직후부터 이 건물은 애물단지가 됐다. 지난해 입장료 및 시설사용료 수익은 1억2000만 원. 직원 인건비와 시설유지관리보수비로 6억6000만 원의 도비가 투입됐다. 결국 5억4000만 원의 적자가 났고 이를 감안할 때 12년간 64억여 원의 적자가 난 것으로 추산된다.

○ 적자 눈덩이…혈세 먹는 블랙홀

강원도 공공시설들이 적자 운영으로 혈세를 빨아들이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2009년 8월 445억 원을 들여 개관한 고성군의 DMZ(비무장지대)박물관은 연간 적자액이 16억 원에 이른다. 도비 17억5000만 원이 지원돼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쓰이지만 지난해 입장료 등 수입액은 1억7000만 원에 불과했다는 것.

설악수련원은 최근 3년간 민간에 위탁 운영되면서 적자가 나자 강원도가 1억7500만 원을 보전했다. 강원도향토공예관도 연간 9000만 원의 도비가 지원되고 있다. 시군이 운영하는 춘천어린이회관, 춘천인형극장, 동해시 앙바엑스포전시관, 홍천 북방농산물판매장, 평창 민물고기생태관 등도 도비가 지원된다.

곽영승 강원도의회 의원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체라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업들이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다”며 “착공 전 전문가들과 도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추진해야 하며 사후 관리 역시 같은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비행기 배 손실 보전해 주며 띄워

동해시∼일본 사카이미나토∼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는 DBS크루즈와 양양국제공항 노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원도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DBS크루즈는 2008, 2009년 2년 동안 화물유치장려금 부두운영장려금 손실보전금 등으로 47억 원을 지급했다. 이 항로 활성화를 위해 강원도와 동해시는 각각 50%를 분담해 선사 하역사 화주에게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1만 원의 화물유치장려금, 선사에 1항차당 1만 달러의 항로개설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2002년 문을 연 양양국제공항은 현재 19인승 소형항공기가 김해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국제공항이란 이름이 무색하다. 강원도는 그동안 공항 활성화를 명분으로 6개국에 전세기를 띄우기 위해 운항장려금 모객인센티브 홍보비 등으로 10억여 원을 투입했다. 강원도는 8월 4일부터 8개월간 양양∼대만 전세기를 띄우며 3억52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2009년 8월부터 운항한 양양∼김해 노선이 탑승률 75% 미만 시 손실보전금을 지급해 현재까지 7억7900만 원을 지급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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