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기업 ‘맞춤 협력’]<下>선택과 집중으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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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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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친환경차 연구” 산학캠퍼스 운영

조선대 친환경자동차기반부품소재 인재양성센터 학생들이 광주 광산구 첨단산업단지 내 산학협력캠퍼스에서 분해된 전기자동차를 들여다보며 실습을 하고 있다. 조선대 제공
조선대 친환경자동차기반부품소재 인재양성센터 학생들이 광주 광산구 첨단산업단지 내 산학협력캠퍼스에서 분해된 전기자동차를 들여다보며 실습을 하고 있다. 조선대 제공
지역대학의 산학협력 모델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 공동연구 수준을 넘어 마케팅 상품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채용 연계 인턴십 운영 등으로 방식이 다양해졌다. 지역산업과 대학의 강점 분야를 기반으로 산학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 지역대학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 지원을 받으면서 백화점식으로 학과를 증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교과부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3개의 산학협력 지원사업을 통합 개편해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50개교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 지방자치단체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목포대 해상풍력 중심 신재생에너지 인재양성센터는 4월 전남도와 함께 독일 자르브뤼켄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연구소에 ‘전남도-목포대 해상풍력 허브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국제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5GW 프로젝트 관련 투자유치 업무를 맡아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5GW 프로젝트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일수 목포대 교수(해상풍력중심 신재생에너지 인재양성센터장)는 “해상풍력 허브센터는 지역대학과 지방정부가 손잡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모범 사례”라며 “대학의 연구역량과 자치단체의 행정역량을 결합해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제주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신성장동력 산업인 물산업 발전을 위해 먹는 샘물, 스파 세러피, 제주형 맥주, 기능성 음료 분야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학 물산업 인재양성센터 교육과정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교육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제주개발공사(삼다수)와 생명과학기술혁신센터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제주도 음용수의 분석 및 품질관리에 관한 실무과정’ ‘제주형 맥주 제조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고정욱 씨(23·제주대 컴퓨터교육 3년) 등 5명은 팀을 이뤄 방사선으로 저하된 조혈기능을 향상시키고 몸의 면역체계를 높이는 ‘올레차’를 개발해 14일 제주시 그랜드호텔에서 시음회를 열었다. 이들은 2월부터 제주산 감태에서 얻은 황산다당류인 후코이단에 유채꽃 성분을 넣은 차 개발에 몰두했다. 후코이단 생산업체인 ㈜아쿠아그린텍의 지원을 받았다. 이는 대학이 지역 선도산업 특화형 인재양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를 잘 반영한 사례다.

○ 기업과 거리 좁히기


조선대는 광주 광산구 광주첨단산업단지에 산학협력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맞춤형 교육시스템 운영과 연구시설 집적화를 통해 기업과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캠퍼스는 기업의 접근이 쉽고 현장 밀착형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 울산에 소재한 전기자동차 구동시스템 전문기업인 ㈜이엔아이는 아예 부설연구소를 첨단산학캠퍼스에 설치하고 조선대 친환경자동차기반부품소재 인재양성센터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10kW BLDC 모터를 개발해 저속전기자동차(NEV)를 상용화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와 혼다의 협력사로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Japan Probe’도 산학협력캠퍼스에 부설기관을 개설해 전기자동차 부품소재 개발과 신뢰성 평가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현장 인턴십과 같은 실질적인 산학협력은 채용으로도 연결된다. EV구동시스템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모터생산업체 ㈜대선, 완성차 개발업체 ㈜지엔디윈텍,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업체 ㈜호원 등 지역 중견기업은 조선대 친환경자동차기반부품소재 인재양성센터 출신 학생을 매년 3∼5명씩 채용하고 있다. 당초 영업비밀 유출을 우려하고 지역대학의 역량을 불신해 산학협력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은 교과부 지원으로 대학의 교육 및 연구 역량이 집중되자 태도가 바뀌었다. 차용훈 조선대 교수(친환경자동차기반부품소재 인재양성센터장)는 “산학협력캠퍼스는 첨단 부품소재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전진기지”라며 “정부의 산학협력 지원사업이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기술 혁신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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