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사람 사이 연결 대체못해… 빠른 것보다는 정확한 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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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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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의 제왕 래리 킹 서울디지털포럼 기조연설

한국을 찾은 래리 킹 씨는 25일 ‘서울디지털포럼 2011’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 대상자를 묻는 질문에 “관용의 힘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국을 찾은 래리 킹 씨는 25일 ‘서울디지털포럼 2011’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 대상자를 묻는 질문에 “관용의 힘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첨단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대체할 순 없습니다.”

토크쇼의 제왕 래리 킹 씨(78)가 SBS가 주최하는 ‘서울디지털포럼 2011’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연결자’란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한국에 오게 다아 영장입니다(한국에 오게 돼 영광입니다).” 더듬더듬 한국말로 인사한 그가 재킷을 벗자 자주색 넥타이와 함께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멜빵이 드러났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왔을까요? 베벌리힐스에 있는 집에서 위성으로 연설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온 이유는 인간과 인간의 유대감을 위해서입니다.”

킹 씨는 쿠바 미사일 위기, 냉전 시기, CNN에 오게 된 계기 등 과거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안 줄곧 ‘연결’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미국 브루클린의 가난한 소년이었던 제가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과 연락하게 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도 끊임없이 연결하며 살았기 때문일 겁니다.”

기조연설이 끝나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25년간 진행해온 ‘래리 킹 라이브’를 지난해 그만둔 뒤 그립지 않으냐고 묻자 “이렇게 그리워할 줄 몰랐다”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최근 오사마 빈라덴이 죽고, 일본에서도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무함마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하야했죠. 그런 큰 사건이 터질 땐 그립습니다. 반면 타블로이드성 가십이 터질 땐 그렇지 않고….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어요. 마치 장모가 내 새 차를 타고 절벽 위에 있는 걸 보는 심정이랄까.”

세상이 바뀐 만큼 언론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답했다. “기술이 발전해도 언론의 목적은 변하지 않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대해 알아내는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이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가 로봇의 토크쇼로 대체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는 ‘속도의 시대’ 대처 방법을 묻자 “빠른 것보다는 정확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을 묻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북한의 지도자”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상하다, 혹은 나쁘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흥미로운 인터뷰 대상자입니다. 북한 지도자를 만나 ‘민주주의를 통해 발전하는 게 증명됐는데 무슨 생각으로 군사력에 집중하고, 뭐가 걱정이 되는지’를 물어보고 싶어요.”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실패를 두려워말고 도전을 즐기세요. 행운을 빕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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