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내고장 둘레길/화천 북한강 산소길 수변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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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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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물소리 벗 삼아 ‘강물위의 산책’

강원 화천군 북한강 산소길 수변코스 가운데 물 위에 설치된 폰툰다리. 길이 1㎞, 폭 2.5m로 물 위를 걷는다는 이채로움 때문에 이 코스의 백미로 꼽힌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화천군 북한강 산소길 수변코스 가운데 물 위에 설치된 폰툰다리. 길이 1㎞, 폭 2.5m로 물 위를 걷는다는 이채로움 때문에 이 코스의 백미로 꼽힌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자욱한 물안개가 강바람에 옅어질 때면 북한강변 수려한 경관이 나그네를 반긴다. 강원 화천군의 북한강 산소길을 걸어본 사람은 누구나 그 빼어난 경치에 반한다. 총길이는 40여 km. 이 가운데 화천읍 인근의 수변 코스 4.5km가 가장 걷기 좋은 길로 꼽힌다. 전 구간이 북한강변을 따라 조성돼 있어 시원한 바람과 물소리에 지루할 틈이 없다. 출발점은 화천읍 시가지 바로 옆 강변. 매년 전국에서 100만 명이 찾아오는 산천어축제장과도 가깝다. 인공폭포∼대이리 레저도로∼꺼먹다리∼딴산∼폰툰다리∼화천대교를 지나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다. 평탄하고 굽이가 적어 어린이들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다.

이 수변코스의 백미는 폰툰다리다. 일명 ‘강상(江上) 도로’로 폰툰(pontoon·밑이 평평한 작은 배) 위에 집성목을 설치해 물 위에 띄운 것. 총연장 1km, 폭은 2.5m. 자전거가 다닐 정도로 튼튼하고 넓다. 2009년 10월에 탄생한 폰툰다리는 물 위를 걷는 이채로움 덕분에 주말과 휴일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변코스에는 다양한 볼거리도 많다. 그중에서도 1945년 건설된 꺼먹다리는 근대 교량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또 6·25전쟁 당시 격전지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상징물로도 의미가 깊다. 이로 인해 ‘전우’ 등 주요 전쟁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꺼먹다리는 나무로 만든 상판에 검은색 타르를 칠해 붙여진 이름.

다섯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미륵바위에는 두 개의 전설이 전해진다. 소금배를 운반하던 선주들이 장사가 잘 되고 무사 귀향하기를 바라며 이 바위 앞에서 제를 올렸다고 한다. 또 조선 말기 화천읍 동촌리에 살던 한 선비가 이 바위에 극진한 정성을 드려 과거에 급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때문인지 입시철이면 이 바위는 많은 사람들의 절을 받는다.

수변도로와 인접한 곳에는 딴산과 위라리 7층석탑이 있다. 딴산은 산이라기보다 물가에 자리 잡은 작은 동산으로 섬처럼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울산에 있던 바위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금강산 일만이천 봉이 다 채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남면 위라리 고려시대 절터에 남아있는 7층석탑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7층 양식으로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강원 화천군 북한강 산소길 수변코스에 인접해 있는 미륵바위. 조선시대 한 선비가 이 바위에 극진한 정성을 드린 뒤 과거에 급제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화천군 제공
강원 화천군 북한강 산소길 수변코스에 인접해 있는 미륵바위. 조선시대 한 선비가 이 바위에 극진한 정성을 드린 뒤 과거에 급제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화천군 제공
이 길은 화천읍내와 인접해 시외버스를 이용해도 불편이 없다. 자가용을 몰고 와도 출발지점 인근에 주차 공간이 넉넉하다. 수변도로를 걸은 뒤 화천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평화의 댐과 평화의 종공원, 용담계곡, 파로호 등을 둘러볼 만하다. 화천의 맛으로는 싱싱한 송어 향어회와 매운탕, 토종닭, 막국수, 산채 요리, 초계탕 등이 꼽힌다.

8일 화천을 방문한 김동수 씨(45·서울 강동구)는 “풍경이 좋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걸었다”며 “특히 물 위에 놓인 폰툰다리가 인상적이어서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강 산소길 수변 코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화천군 관광정보 홈페이지(http://tour.ihc.go.kr)를 통해 알 수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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