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신세계 -SK- 금호아시아나 - 롯데 - 한진… 6개 대기업 ‘2차 핵분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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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어 계열분리 임박

대기업들의 ‘2차 핵분열’이 임박했다. 국내 대기업 오너들은 그동안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기업을 쪼개왔는데 2000년대 중반 이후 뜸했던 이런 계열분리 조짐이 최근 다시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A3면 관련기사 대기업 ‘2차 핵분열’… 계열분리의 빛과 그림자


동아일보가 4월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30대 기업집단을 살펴본 결과 삼성, 신세계, SK, 금호아시아나, 롯데, 한진 등 6개의 기업들이 추가로 분리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영화된 공기업과 공기업, 오너가 없는 기업집단은 제외했다.

계열분리는 기업의 전문화를 촉진하기도 하지만 앞서 1993∼2005년 1차로 쪼개진 삼성, 현대, LG, 한화, 한진, 효성 등 6개 대기업 집단의 계열분리 이후를 동아일보가 조사한 결과 부작용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분리 이후 계열사 수가 증가하면서 사업영역이 중복됐으며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6개 대기업집단은 1차 계열분리를 거쳐 23개 그룹으로 나뉘었으며 이 과정에서 각 그룹은 계열사와 그룹 총매출액이 두 배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분리 당시 각 그룹은 평균 15.7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었으나 2010년에는 29.9개가 됐다. 총계열사 수는 329개에서 663개로 증가했다. 계열분리 당시 각 그룹의 매출액 합은 265조510억 원으로 2010년 화폐 기준으로 환산하면 356조7485억 원이다. 2010년에는 731조3848억 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신세계 등은 분리 이후 전문성을 키워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정보기술(IT) 서비스, 건설, 에너지, 레저 사업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 내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의 폐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오너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기업을 쪼개서 자녀들에게 나눠주는 일은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한국이 압축 성장을 하면서 가족경영 형태가 많이 남아 있고 규제와 과거 독재가 기업의 소유권을 위협하다 보니 오너들이 스스로 벽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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