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영종하늘도시 ‘사기 분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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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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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브로드웨이 - 밀라노디자인시티 등 잇따라 백지화

21일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중구 영종도). 아파트 주변에 추진 중인 대형 개발프로젝트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차례로 무산돼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1일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중구 영종도). 아파트 주변에 추진 중인 대형 개발프로젝트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차례로 무산돼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아파트 주변에 들어선다고 광고하던 영종브로드웨이, 밀라노디자인시티, MGM 스튜디오는 어디에 있나요.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으니. 사기분양이 따로 있습니까.”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중구 영종도) 인근에 들어선다던 대형 개발프로젝트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잇달아 무산돼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 당시 본보기집(견본주택)에서 건설사가 홍보한 대형 개발프로젝트가 이뤄진 것이 없는 만큼 명백한 사기 분양”이라며 “입주 거부와 법적 대응을 추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제3연륙교 연내 착공도 불투명

우선 인천시가 영종도에 만들겠다던 전시·교육 복합단지 ‘밀라노디자인시티’ 사업이 없던 일이 됐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이 사업을 맡아 추진해온 ‘피에라 인천전시복합단지 주식회사(FIEX)’가 사업지구의 토지 계약금 830억 원을 끝내 마련하지 못해 사업계약을 해지했다. FIEX는 2008년 11월 시가 이탈리아 밀라노 시와 이 사업을 추진키로 협약을 맺은 뒤 도개공과 인천교통공사 인천관광공사 등이 40여억 원의 자본금을 내 만든 회사다. 그러나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해 네 차례나 지급 시기를 연기하다가 계약 해지를 당했다. 이에 따라 밀라노 시를 본떠 만들겠다고 했던 건설사업은 자본금만 날린 채 백지화됐다. 영종하늘도시 내 복합문화단지인 ‘영종브로드웨이’의 경우 투자자를 모집해 만들 계획이었던 특수목적법인이 기한 내에 설립되지 못해 지난해 사실상 무산됐다. 영종브로드웨이는 영종하늘도시 내 58만4000m²의 터에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같은 뮤지컬 전용극장 10여 곳과 공연예술 테마파크 등을 갖춘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영종하늘도시와 청라지구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도 시는 2014년 개통을 목표로 올해 착공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토해양부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통행료 수입 감소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여 영종하늘도시 입주 예정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 입주 예정자 불안감 확산, 대책 요구

각종 개발프로젝트가 삐거덕거리면서 2009년 10월 영종하늘도시 동시분양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7500여 가구 입주 예정자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개발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에 따른 충격도 크지만 기반시설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이고 있다. 입주민들은 “내년 입주가 시작할 즈음에 초등학교 2, 3개, 중학교 1개가 개교한다고 분양 당시 들었는데 아파트 입주 후 개교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영종하늘도시 입주 예정자 대표 연합회 정재훈 부회장은 “영종하늘도시 주변의 외자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경제자유구역이 추가로 축소될 우려도 있다”며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축소 후 1년 6개월 안에 외자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경제자유구역을 추가 축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표 연합회는 21일 “영종하늘도시 개발 계획이 모두 원안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명백한 과대광고나 사기분양”이라며 △분양 당시 원안대로 개발계획 이행 △제3연륙교 조기 완공 △취소되는 개발계획에 맞춰 분양가 재조정 등을 요구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인 한모 씨(32·여)는 “정부와 인천시 건설사들이 내놓은 장밋빛 개발 청사진을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며 “과대광고는 국민을 우롱하는 사기분양인 만큼 아파트 계약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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