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서해 방어, 우리 軍끼리 주도권 다툼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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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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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한규 예비역 준장 인터뷰
“이래선 이기는 군대 못만들어… 평양 사정권 미사일 배치를”

“천안함 폭침 사건은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평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든 국민이 절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2002년 해군 구축함 전단장(대령)으로 2차 연평해전에 참가했던 임한규 예비역 준장(57·해사 31기·사진)은 21일 “대북 전략적 요충지인 서북도서와 실질적 해상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이 존재하는 한 북한은 또다시 서해에서 도발해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임 준장은 어뢰로 천안함을 격침시키고 장사정포로 연평도까지 포격한 북한으로선 이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더 과감하고 교묘한 기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임 준장은 백령도 등 서북도서와 함정·잠수함에서 평양을 때릴 수 있는 전술 지대지 미사일(ATACMS)과 잠대지(潛對地), 함대지(艦對地) 미사일을 배치할 것을 제안하며 “이 정도 전력이면 북한이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발표된 ‘국방개혁 307계획’에 따라 창설될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해군과 해병대의 지휘구조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사령부의 주도권을 둘러싼 각 군의 이해득실 논쟁 때문에 가용전력을 통합적으로 운용해 최대효과를 거두는 합동성 강화의 본질이 묻혔습니다. 이래선 ‘싸워 이기는 군대’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임 준장은 최근 지인으로부터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더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희생 장병의 명예를 폄훼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2차 연평해전 희생자들의 해상 위령제 때 제문을 낭독하며 ‘다신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착잡하다”며 “결집된 안보의식으로 도발을 억제하는 것만이 천안함 장병들의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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