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1년… 두 동강 난 잔해 그날의 충격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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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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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26. 21:22 (피폭시간) 영원히 잊지 않을 겁니다”

천안함 폭침사건 1년을 앞두고 18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은 시민과 군인들이 천안함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평택=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천안함 폭침사건 1년을 앞두고 18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은 시민과 군인들이 천안함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평택=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종이처럼 구겨진 절단면, 이리저리 엉켜 있는 전선들, 휘어진 프로펠러. 불그스레하게 녹슨 선체….

1년이 지났지만 두 동강 난 천안함은 여전히 그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18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 보존돼 있는 천안함의 잔해 앞에서 일반 시민과 군인 등 200여 명이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해군은 지난해 5월 인양한 천안함 잔해를 2함대에 전시해 안보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까지 11만여 명이 다녀갔다.

“이 아래를 보시면 둥근 부분이 있죠? 이것은 어뢰를 탐지하는 소나입니다.”

김경연 중위(27·해사 61기)는 몸을 살짝 굽혀 함체 밑바닥 가운데 반원형으로 튀어 나온 부분을 가리켰다. “일부에서는 천안함이 암초에 걸려 가라앉은 거라고 하는데요. 만약 그랬으면 선체의 가장 아랫부분인 여기가 먼저 망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보다시피 멀쩡합니다.”

천안함 잔해 한편에는 흰 국화가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이 바구니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한 해군 장교는 “천안함이 북한이 쏜 어뢰에 폭침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와서 이 현장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천안함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고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실을 왜곡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여러분이 오늘 여기에서 본 사실을 전달해 주십시오.”

김 중위의 호소가 계속되는 동안 천안함 한편에서 우렁찬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전우가 목숨 바쳐 지킨 우리의 바다를 기필코 사수한다.”

검은 정복을 입은 2함대 22전대 소속 장병 200여 명이 결의식을 갖고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 피격 1주기인 26일까지 2함대 장병 전원이 부대별로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천안함과 같은 1200t급 초계함인 진해함이 2함대 서쪽 30km 해상 풍도 인근 해역에서 비상시 적의 전투기와 잠수함 공격을 피하고 역공을 가하는 훈련을 공개했다.

“왜애앵∼ 왜애앵∼” 적 전투기가 나타나자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면서 진해함 장병들은 일사불란하게 각자 전투 위치에서 대공 방어에 나섰다. 특히 장병들은 휴대용 대공미사일 미스트랄로 적 전투기를 격추해 냈다. 이어 음파탐지기로 적 잠수함이 쏜 어뢰를 감지하고 회피 기동을 통해 위기를 넘긴 진해함은 즉시 반격 태세로 전환해 MK46 어뢰로 격퇴했다.

함장인 윤현중 중령은 “언제나 강한 훈련으로 조국의 영해를 지켜내겠다”며 “천안함 46용사가 서해의 수호신으로 살아있어 우리에게 제2의 천안함 사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해함 벽에 걸린 디지털시계에는 거센 물살을 가르는 천안함 사진 위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2010. 3. 26. 21:22(피폭시간) 우리는 천안함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평택=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동영상=천안함 피격 1주년, 실전 방불케하는 해군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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