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2주 스마트 플랜’으로 신학기가 든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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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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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방학 가치있게 보내려면 스스로 가치를 깨달아야 시간과 공력을 투자할 수 있는 법. 전교 최상위권 중고생들은 신학기 직전 2주간 주어진 봄방학의 빛나는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스마트’하게 세운 계획은 첫 수업 자신감으로, 수행평가로, 중간·기말고사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남보다 반 발짝 빠르게 준비하면 학기 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것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다. 전교 최상위권인 김현준 군(17·서울 경복고 2)과 올해 대원외고에 진학하는 박소연 양(16·서울 봉은중 3)은 매년 알찬 봄방학을 보냈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을 진단한 뒤 맞춤형 계획을 세웠다는 점. 최상위권들의 우수한 성적과 더불어 고입과 대입을 염두에 둔 중장기 플랜은 다름 아닌 봄방학 때 잉태되었다. 이들의 ‘봄방학 2주 스마트 플래닝’을 벤치마킹해 나만의 똑똑한 봄방학을 설계해보자.》
○취약 과목을 적소에 배치하라

서울 경복고 2학년 김현준 군의 봄방학 계획표는 취약과목 공략에 맞춰져있다. 시간이 날 땐 새 학기 목표를 다지고 동기부여를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서울 경복고 2학년 김현준 군의 봄방학 계획표는 취약과목 공략에 맞춰져있다. 시간이 날 땐 새 학기 목표를 다지고 동기부여를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최상위권은 어떤 과목, 어떤 영역을 봄방학 공부계획에 넣을지 스스로 결정한다. 기출문제풀이, 인터넷강의, 단어암기처럼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계획표 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핵심.

신학기 고3이 되는 김 군의 봄방학 계획표 이름은 ‘재수 없는 계획표’다. 단 한 번에 대학합격의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미다. 매일 오전 8시에 일어나 정오까지 공부하고 오후 1∼5시, 오후 6∼10시 공부한다. 예비 고3인만큼 봄방학 계획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춰져있다.

그는 ‘매일 계획’과 ‘요일별 계획’으로 나눴다. 매일 절대 빼먹으면 안 되는 김 군만의 학습계획은 △영어단어 80개 외우기 △언어영역 문학, 비문학 지문 각각 2개 풀고 오답풀이 △제2외국어로 선택한 일본어 단어 50개 외우기 △사회탐구 선택영역 중 다소 취약한 국사 인터넷강의(인강) 듣기다. 국사 인강은 매일 1∼3시간씩 들어 2주간 25강을 마무리할 계획. 김 군은 “예비 고1이라면 이번 봄방학에 반드시 수능 모의고사를 풀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예비 고1 봄방학 때 서울시교육청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인터넷사이트에서 수능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내려받아 풀었다.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영역 시험이 각각 몇 분간 진행되는지, 문제유형은 구체적으로 어떤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런 연습을 통해 고교입학 후 모의고사를 치를 때 긴장감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편 박 양은 취약과목 위주로 시간을 쪼개 봄방학 계획을 세운다. 박 양이 집중 학습할 과목은 국어와 영어. 국어는 설명위주 참고서를 한 권 구입한다. 교과서를 읽고 참고서를 통해 단원별 주제, 개념, 용어를 확인한다. 국어교과서 속 긴 문학작품은 미리 찾아 읽는다. 학기 중이나 시험기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잃기 벅찰 때가 많기 때문. 예를 들어 중2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중1 때 배우는 ‘귀신고래’ 같은 작품의 원작을 찾아 읽는 식이다.

영어는 헷갈리는 문법이 종종 있다. 교과서 본문을 한 번 읽고 단원의 핵심 문법을 확인한다. ‘그래머존’이라는 종합문법서를 구입해 교과서에 나온 문법을 찾아 공부한다. ‘한자어와 고사성어 외우기’ 계획도 있다. 고교 국어시험엔 답이나 보기로 한자어나 고사성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 고사성어 100개와 자주 나오는 한자어를 정리해 매일 나눠 외운다.


○1년에 50권 읽을 수 있는 비결은?


서울 봉은중 3학년 박소연 양은 봄방학동안 ‘고사성어 100개 외우기’ 목표를 세웠다. 2주는 짧게 느껴지지만 학습목표를 실행하기엔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서울 봉은중 3학년 박소연 양은 봄방학동안 ‘고사성어 100개 외우기’ 목표를 세웠다. 2주는 짧게 느껴지지만 학습목표를 실행하기엔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최상위권은 봄방학을 동기부여와 자기주도적 정보습득 시간으로 삼는다. 특히 입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독서, 봉사활동은 단기활동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렵다. 신학기가 되기 전 차분히 1년 간 어떤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큰 그림’을 그렸다.

박 양은 지난 2학년 봄방학 때 외국어고 진학을 목표로 고교 지원 전까지 어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이때 얻은 정보로 지난해 3월에 공지해 4월에 선발했던 봉사프로그램에 지원했다. 한편 토론에 관심이 높은 김 군은 공교육범위 내에서 진행되는 토론대회 정보를 수집해 출전계획을 세웠다. 김 군은 여유가 있을 땐 인터넷 수험생 커뮤니티에 들렀다. 대학에 합격한 선배, 성적향상에 성공한 선배들의 수기를 읽으며 자극을 받았다. 대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 군은 “선배들의 수기를 통해 어떻게 하면 형식적인 스펙이 아닌 진정성 있는 스펙을 쌓을 수 있는지, 어떻게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양은 2학년 봄방학 때 ‘1년 간 책 100권 읽기’ 목표를 세웠다. 학교에서 나눠준 추천도서목록을 바탕으로 박 양이 평소 관심 있던 유엔과 국제기구, 기아문제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관한 책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빈곤국의 현실을 짚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같은 책을 읽기로 했다. 박 양은 “100권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절반이 넘는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독서계획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봄방학 동안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조선시대 열정적인 지식인들에 관한 책 ‘미쳐야 미친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미국 프린스턴대에 합격한 김현근의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는 인상 깊게 읽은 도서다. 책을 읽은 후엔 △책 제목 △지은이 △읽은 기간 △주제 △느낀 점을 독서기록장에 정리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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