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 100년 만의 눈 폭탄]봄 앞두고 눈폭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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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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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구름, 태백산맥 부딪쳐 눈 퍼부어… 2000년대 폭설 9회중 7회가 2, 3월

한겨울도 아닌 봄을 코앞에 둔 2월에 왜 갑작스럽게 이렇게 많은 눈이 내렸을까. 보통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북서풍이 불어와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린다. 하지만 2월에는 한반도 북쪽의 고기압과 남쪽의 저기압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강한 북동기류로 동해안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북고남저(北高南低)형 기압 배치로 생겨난 북동기류를 타고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습한 동해안을 지나면서 눈구름이 크게 발달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눈구름이 태백산맥에 부딪쳐 동해안 지역에 폭설을 쏟아 붓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폭설의 경우 한반도 상층 5km에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머무르는 가운데 한반도 북쪽에 찬 대륙고기압이 위치하고 일본 열도를 따라 저기압이 지나는 전형적인 북고남저형 기압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실제 2000년대 들어 강원지역에 내린 폭설(20cm 이상) 9차례 중 7차례가 2, 3월에 집중됐다. 2005년 2월 15일에는 대관령에 68.5cm의 폭설이 내렸다. 2004년 3월 4일에는 영월 24.7cm, 2005년 3월 4일 대관령 68.5cm, 2009년 3월 26일 홍천 40cm, 지난해 3월 9일 대관령 108.8cm 등 봄이 오고 날이 풀려도 2, 3월 강원지역에는 2, 3년 주기로 폭설이 쏟아졌다. 속초지역 역대 기상자료를 보면 2월에 하루 동안 가장 눈이 많이 내린 날은 1969년 2월 20일 89.6cm로 1월 최대치 56.2cm(1978년 1월 2일)보다 30cm가량 많았다.

이런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동해안 폭설은 이번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14일에도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동해안에 또다시 많은 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또 주 중반에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도 막바지 눈이 내리겠다고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2월 말, 3월 날씨가 따뜻해져도 많게는 50cm 이상 눈이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강원지역 농가, 주택은 미리 폭설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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