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러시아처럼 호국 영령 기리는 상징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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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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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꺼지지 않는 불’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과 러시아 모스크바의 알렉산드로프 공원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과 러시아 모스크바의 알렉산드로프 공원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아래에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숨진 무명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잠시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상징물이다. 주변에 놓여진 헌화들도 1년 내내 시들지 않도록 관리된다. 개선문에서 시작되는 샹젤리제 거리의 화려한 번영 뒤에는 무명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음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곳에 만들어졌다.

호국 영령을 기리는 이런 ‘꺼지지 않는 불’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도 건립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13일 “올해 초부터 논의돼온 꺼지지 않는 불 건립 계획이 최근 확정됨에 따라 장소 선정 등을 놓고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와 함께 서울시도 장소 섭외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꺼지지 않는 불 건립 아이디어는 지난해 말 이재오 특임장관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에 대한 보훈이 안 보인다”며 제안한 것. 이 장관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장병들의 희생이 잇따른 뒤 “이런 분들을 기리고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트위터 팔로어들에게 건립 장소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답변의 상당수는 광화문광장을 선호했다고 한다.

아이디어는 이렇게 여론의 지지를 얻으면서 건립안으로 구체화됐고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서 보훈처의 기본계획 수립으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장소 후보로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놓고 타당성 조사와 여론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광화문광장 내 건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외에 미 워싱턴의 케네디 묘역, 캐나다의 오타와 의사당, 러시아 모스크바의 알렉산드로프 공원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 등 다른 나라의 사례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립 시기는 보훈의 상징성이 있는 현충일(6월 6일)이나 광복절(8월 15일) 전후가 될 것이라고 보훈처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365일 24시간 타오르는 불꽃을 일반 시민이 일상 속에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순국선열의 불꽃같은 희생을 항상 새기고 감사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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