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스텍 3호 명예박사 주인공은 머크연구소 피터 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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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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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백신의 아버지’ 명성
노벨상 단골후보 과학스타

“피터 김 박사의 강연은 과학자로서 자세를 배우는 데 매우 유익했습니다. 포스텍에서 명예박사를 받은 인연도 소중하게 느껴지고요.” 포스텍(포항공대) 시스템생명공학부 박사과정 황정은 씨(27·여)는 10일 “명예박사라고 하면 좀 남발되는 듯한 경우가 있는데 포스텍 명예박사는 권위가 느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씨 말대로 포스텍 명예박사는 그저 유명인사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다.

이날 포스텍 학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강연을 한 피터 김 박사(53·사진)는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사의 머크연구소 사장이다. 포스텍은 11일 열리는 22회 졸업식에서 그에게 ‘포스텍 제3호 명예(이학)박사’를 수여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들였다. “이만하면 포스텍의 명예를 걸 만하다”는 포스텍의 자존심과 “포스텍의 취지라면 명예로울 수 있다”는 당사자의 뜻이 맞물려 성사됐다. 피터 김 박사는 “포스텍이 개교 25년 만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해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2세인 피터 김 사장은 코넬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8년 매사추세츠공대(MIT) 생물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원리에 대한 독보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과학자 반열에 올라 노벨상 후보로 자주 거론됐다. ‘에이즈 백신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미국국립보건원 등 주요 의학연구소에서 연구한 후 2008년부터 머크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포스텍이 명예박사를 처음 수여한 것은 개교 20주년을 맞은 2006년 12월. 노벨 화학상(2003년)을 받은 미국 록펠러대 로데릭 매키넌 교수가 제1호 명예이학박사가 됐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정보통신연구소인 미국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김종훈 사장(50)이 2호 명예공학박사가 됐다. 매년 명예박사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호와 2호 사이에 몇 년의 간격이 생겼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치열한 도전정신, 인류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십 등을 갖춘 인물을 선정하려고 한다”며 “인물 선정과 특강이 졸업식 때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 되고 포스텍의 소중한 전통이 될 수 있도록 명예박사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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