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3만마리 매몰… 3월 우유대란 비상

  • Array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구제역으로 도살처분되는 젖소가 늘어나면서 우유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8일까지 도살처분된 소는 약 15만 마리. 낙농업계는 이 가운데 젖소가 3만 마리가량으로 전체 젖소 사육 마릿수(43만 마리)의 7%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도살처분된 젖소가 약 1만5000마리로 원유 공급량이 15% 정도 줄어들면서 유업계에서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했다. 구제역 발생 전에는 매일 평균 1850t을 집유했는데 지금은 1550∼1600t으로 줄었다는 것. 서울우유 관계자는 “수도권에 농가가 밀집돼 있다 보니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전라도 지역 농장을 기반으로 하는 매일유업은 이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다른 지역 농장에서 피해가 있어 하루 집유량이 700t에서 630t으로 10%가량 줄었다. 충남에 농장이 있는 남양유업은 800∼900t에서 약 2.5% 집유량이 감소했다.

유업계에서는 현재는 겨울 비수기라 큰 문제가 없지만 3월 일선 학교가 개학을 하고 아이스크림 재료 수요까지 발생하는 5∼10월 성수기가 되면 ‘우유 대란’이 벌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업체들은 구제역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농장 방역 및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대비책 마련을 위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

우유 급식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우유 측은 “개학 이후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초등학교 급식이 우유 사업의 근간인 만큼 이 물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가 부족해지면 가공유 생산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흰 우유 생산을 늘리기로 하는 등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우유를 이용한 가공 제품 가운데 탈지분유 재고분은 1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탈지분유 재고량은 938t으로 1995년 6월(757t) 이후 처음으로 재고량 1000t 선이 붕괴됐다. 탈지분유는 우유에서 지방을 제거한 뒤 건조해 분말로 만든 것으로 제과 및 제빵, 아이스크림, 발효유 등에 쓰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기존 잉여분으로 버텨왔지만 최근 들어 비축량이 계속 줄고 있다”면서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원유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호주 등 해외에서 젖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기상조라는 일부 여론에다 국내 젖소 가격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쉽게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