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삼청각에 ‘3색 국악’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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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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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삼청각의 아침, 미시족 겨냥 차마시며 ‘태교’주제 공연
② 자미동화, 청소년 대상 정오에 퓨전국악 선보여
③ 디너콘서트, 중장년 상대 명창 출연 판소리 한마당

서울 성북구 성북2동 ‘삼청각’에서는 한식과 함께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삼청각이 10대 청소년을 겨냥해 만든 점심 프로그램 ‘자미동화’의 공연 모습.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서울 성북구 성북2동 ‘삼청각’에서는 한식과 함께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삼청각이 10대 청소년을 겨냥해 만든 점심 프로그램 ‘자미동화’의 공연 모습.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빨간 고추장, 동그란 노른자, 푸른 야채….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형형색색의 비빔밥이 놓여 있다. 이 비빔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베토벤의 ‘운명’도 ‘소녀시대’의 노래도 아니다. ‘얼쑤’ 하며 어깨 들썩이게 만드는 신명나는 우리 가락이 아닐까.

한식과 국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감각’ 공간을 대표하는 곳이 서울 성북구 성북2동 ‘삼청각’이다. 올해로 건립 39년째인 이곳은 2001년 서울시가 건물과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한식당 및 국악 공연장 등 ‘우리 것’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삼청각 체험의 핵심은 공연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국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정통 국악 디너 콘서트만 열렸으나 이후 ‘쉬운 국악’을 표방한 런치 콘서트, 차 한잔 가볍게 마시며 듣는 아침 콘서트 등 맞춤형 공연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다음 주 설 연휴 기간에도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대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 국악으로 태교를… ‘미시족’의 아침

삼청각의 아침 프로그램 ‘삼청각의 아침’은 올해 처음 생겨난 프로그램이다. 정통 국악을 연주하는 디너 콘서트가 중장년층을, 퓨전 공연 등 비교적 국악을 쉽게 접근하는 런치 콘서트가 10, 20대 젊은층을 각각 타깃으로 했다면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젊은 주부들을 겨냥했다. 음식 메뉴 역시 ‘식사’가 아닌 차 한잔. ‘브런치’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미시족을 겨냥한 프로그램인 만큼 30일 열리는 올해 첫 공연의 주제는 ‘태교’다. 국악으로 태교를 한다는 다소 독특한 주제의 이 태교 음악회는 유자차를 마시며 소금(小(금,함))과 가야금 해금 등 악기 하나의 소리를 세심하게 들어보는 것이 주 내용이다.

○ 아이도 덩실덩실… ‘쉬운’ 런치 콘서트


점심 프로그램 ‘자미동화(滋味冬話)’는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방학을 맞은 10대 청소년과 가족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다. ‘자미동화’는 제주도 사투리로 ‘재미’를 뜻하는 ‘자미’와 ‘겨울 이야기’를 뜻하는 ‘동화’가 합쳐져 ‘재미있는 겨울 이야기’라는 뜻이다.

다음 달 27일까지 매주 일요일(1월 29일만 토요일) 정오에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 주제곡을 비롯해 영화 ‘사랑과 영혼’ 주제곡인 ‘언체인드 멜로디’ 등 팝 영화음악 최신가요 등을 국악으로 듣는 콘서트(1부)와 한정식 식사(2부)로 나누어졌다. 1부 중간에는 청소년들을 위해 판소리와 장구 체험 교실도 마련됐다. 연주는 삼청각 소속 여성 연주단 ‘청아랑(靑蛾娘)’이 맡았다. 청아랑은 누에나비의 촉수처럼 푸르고 아름다운 눈썹을 뜻한다.

○ 부모님의 우아한 판소리 한마당

삼청각 프로그램 중 ‘메인’인 저녁 프로그램 ‘디너 콘서트’는 국악을 들으며 한식 만찬을 먹는 프로그램이다. 주 타깃이 중장년층인 만큼 공연 내용도 다소 ‘정통성’을 지향한다. 다음 달 3, 4일 이틀간 오후 6시에 열리는 박애리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대표적이다. 청아랑의 연주에 맞춰 박 명창은 까투리 타령을 비롯해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을 1시간 동안 부른다. 설 특집 프로그램인 만큼 공연 시작 4시간 전부터 삼청각 놀이마당에서는 널뛰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무료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유은선 삼청각 전문위원은 “우리 것을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한식과 국악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것의 대중화를 위해 연령이나 성별 등으로 세분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02-765-3700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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