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초등생 자기주도생활 습관…엄마가 먼저 명심, ‘8할의 법칙’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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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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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잔소리 없는 집’ 만들려면 ‘그만하고싶다’ 생각들기전 마칠 정도 학습분량 주도록

자녀를 자기주도적인 초등생으로 만들고 싶다면 “넌 왜 스스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니?”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자녀를 자기주도적인 초등생으로 만들고 싶다면 “넌 왜 스스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니?”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넌 왜 스스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니?”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대표적인 꾸지람이다. 자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방학이면 이 말을 둘러싼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증폭된다. 자기주도적인 생활습관이 들지 않은 자녀는 엄마의 잔소리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하라고 말하지 않으면 스스로 움직이는 법이 없는 자녀를 둔 부모는 늘 폭발 일보직전 상태다. 의존적인 내 아이, 과연 변할 수 있을까? 교육 전문가들은 “자녀가 초등 저학년 때까지는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때 스스로 하는 습관을 반드시 형성해야 고학년이 돼서도 수월하게 자기주도적으로 생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방학, 초등 저학년인 자녀를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변신시키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자기주도적 행동 및 학습습관 지도요령을 벤치마킹하자.》
행동편 “방학 동안엔 네가 엄마를 깨워줄래?”

자녀가 심각할 정도로 부모에 의존적이라면 자신의 행동부터 돌아보자. 초등 저학년의 행동습관은 주로 유아기에 형성된다. 이때 옷 갈아입기, 신발정리, 샤워하기처럼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부모가 나서서 도왔기 때문에 의존적 성향이 높아졌을 수 있다.

자녀에게 책임을 지워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의존적인 자녀를 둔 부모는 늘 자녀에게 잔소리를 하면서도 자녀에 관한 모든 일을 자신이 주도하려는 경향이 높다. 단 한 가지라도 아이가 스스로 책임질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 2학년인 김모 군은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다. 지금까진 어머니 조모 씨(38)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줬다. 선배 엄마의 조언을 들은 조 씨는 지난 여름방학에 자녀에게 책임을 주는 첫 미션에 도전했다. 아이에게 “방학 동안 네가 엄마를 깨워줬으면 좋겠다”면서 오전에 엄마를 깨우도록 한 것. 단 한 번도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 본 적 없던 김 군은 알람시계를 스스로 맞춰 약속한 시간에 일어나 엄마를 깨웠다.

인성교육 전문업체 인성스쿨 지영수 이사는 “부모가 불안하거나 답답해 하는 바람에 자기주도적으로 충분히 행동할 수 있는 자녀를 오히려 의존적으로 만든다”면서 “겁내지 말고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가 맡기고 스스로 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책임을 주는 이런 방법도 있다. 방학 동안 주 1회 ‘가족 독서시간’을 정한다. 이때 아이가 아버지, 어머니, 동생이 읽는 책, 차와 간식을 준비하게 한다. 다른 사람을 챙기다 보면 책임감도 생기고 자연스럽게 자기 일을 스스로 하게 된다.

학습편 ‘8할의 식사법칙’을 기억하라!

주부 정진옥 씨(36)는 아들에게 “∼좀 해라”라는 잔소리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들 지태우 군(10·서울 중화초 4학년)은 저학년 때부터 제 할일을 똑 소리 나게 해왔다. 3학년 때는 학교에서 ‘모범상’을, 4학년 때는 ‘인성상’을 받았다. 밝은 성격에 책임감도 강해 2학년과 4학년 때는 학급회장으로 선출됐다. 성적은 상위권. 교내 수학경시대회와 영어듣기평가에서 상을 받았다. 집에 돌아오면 학교·학원 숙제와 학습지를 꼭 먼저 한 뒤 논다. 지 군이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정 씨는 “엄마 욕심 때문에 지나친 선행학습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난 이제까지 태우가 스스로 할 만큼만 공부를 시켰다”면서 “특히 뭔가를 처음 배울 때는 수준을 좀 낮추더라도 혼자서도 쉽게 하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지도했다”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을 시킬 때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8할의 식사법칙’이다. 배부르다고 느끼기 전, 욕심을 부려 한 번 더 먹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이 건강에 좋다. 공부도 마찬가지. 아이가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전 마칠 만큼의 학습시간과 분량을 주는 것이 ‘8할의 학습법칙’이다. 이번 방학엔 자녀가 계획을 스스로 세우게 하자. △한자카드 5개 암기 △영어단어장 5개 만들기 △동화책 읽기 △영어 CD 15분 듣기처럼 짧은 시간 쉽게 할 수 있는 과제를 자녀에게 제안하고 스스로 충분히 할 만큼만 지키도록 계획한다.

보상편 “엄마, 아빠도 변할게!”

자녀를 확실하게 변화시키려 한다면 부모도 함께 변해야 한다.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서 자녀만 고치라고 하면 아이는 납득하지 못한다. 정 씨 가족은 지 군이 초등 1학년 때부터 가족회의를 통해 스스로 행동을 수정하도록 지도했다.

방법은 이렇다. 회의시간에 가족구성원의 생활습관 중 가장 고쳐야 하는 사항을 서로에게 말한다. 예를 들어 △아빠=담배 적게 피우기 △엄마=일주일에 3번 운동하기 △큰아이=바른 글씨로 일기 쓰기 △작은 아이=공부방 정리정돈하기로 정한다고 하자. 그 뒤 각자 자신에게 해당하는 수정사항을 포스트잇 다섯 장에 반복해 적는다. 엄마는 자신에게 해당하는 포스트잇 다섯 장을 주방에, 아빠도 자신의 포스트잇 다섯 장을 베란다에, 큰아이와 작은 아이도 각각 다섯 장씩을 공부방에 붙인다. 다음 번 가족회의에서 가족 모두가 “이번 주는 아빠가 정말로 담배를 적게 피웠다”고 동의하면 베란다에 붙은 아빠의 포스트잇 중 한 장을 떼어낸다. 이런 식으로 회의 때마다 가족 모두가 동의할 만큼 행동을 수정한 가족구성원의 포스트잇을 한 장씩 떼어낸다. 이렇게 해서 가족의 모든 포스트잇(총 20장)이 다 떼어지는 날에 가족외식, 스키장 가기, 영화 관람 같은 보상을 반드시 한다.

이순동 구몬학습 교육연구소장은 “자기주도적 습관을 지도할 때는 부모가 먼저 행동모델을 보여주고 프로그램을 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때 책임과 완수, 보상과 평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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