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마치고 이동중 침몰… 충돌사고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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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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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수색작업 주력”

13일 남극 해역에서 침몰한 제1인성호의 이전 모습. 1979년 건조된 제1인성호는 614t
규모로 길이 50m, 폭 10m 정도의 선박이다. 사진 제공 농림수산식품부
13일 남극 해역에서 침몰한 제1인성호의 이전 모습. 1979년 건조된 제1인성호는 614t 규모로 길이 50m, 폭 10m 정도의 선박이다. 사진 제공 농림수산식품부
13일 뉴질랜드 동남쪽 약 2300km 지점 해역에서 발생한 제1인성호의 침몰사고 원인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는 “구조된 선원들을 통해 자세한 상황을 들어봐야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선박 간 충돌로 일어난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1979년 건조된 제1인성호는 선령이 31년으로 국내 원양어선의 평균 선령(28년)보다 약간 오래됐다.

농식품부는 사고 직후 근처에서 조업 중이던 제707홍진호 등 5척의 선박이 구조 작업에 투입돼 2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후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지만 남극 지역 바다의 특성상 수온이 낮고, 사고 발생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점이 문제다.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생존 가능 시간이 10분 정도에 불과해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사고 지점이 뉴질랜드에서 너무 멀어 추가로 배와 항공편을 투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1인성호는 선원재해보험과 300만 달러(약 34억 원)에 달하는 선체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사망자 및 실종자는 1인당 1억9000만 원 정도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파악하고 있다.

제1인성호는 메로(비막치어) 조업을 위해 지난달 2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항을 떠났으며 1일부터 남극 해역에서 조업을 시작했다. 제1인성호는 다른 수역으로 옮겨 조업을 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빨고기(toothfish)’라고도 불리는 메로는 농어목에 속하는 생선으로 맛과 향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남극 해역의 수심 1500m 일대에서만 사는데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를 통해 허가 받은 양만큼만 잡을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메로는 수요가 많지만 어획량이 정해져 있어 kg당 17∼18달러에 판매될 만큼 가격이 비싸다”며 “이에 따라 남극 해역 일대에서는 불법 조업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한국인 사망-실종자 명단

◇ 사망자=최의종(33·항해사) 하종근(48·기관사)

◇ 실종자=유영섭(45·선장) 안보석(53·기관장) 문대평(44·기관사) 조경열(55·조리사) 김진환(37·옵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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