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장애인들 서비스업 진출 부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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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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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은 사절, 커피맛으로 자립”

23일 오전 경기 평택시청 1층에 자리한 ‘위드커피’에서 매니저 주현숙 씨(가운데)와 박건(왼쪽), 조윤영 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위드커피는 장애인 직원들이 일하는 커피전문점이다. 사진 제공 평택시
23일 오전 경기 평택시청 1층에 자리한 ‘위드커피’에서 매니저 주현숙 씨(가운데)와 박건(왼쪽), 조윤영 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위드커피는 장애인 직원들이 일하는 커피전문점이다. 사진 제공 평택시
어엿한 생활인을 꿈꾸는 장애인들의 이색 취업이 늘고 있다. 특히 과거처럼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 진출이 많다. 업종도 다양하다. 커피전문점, 제과점, 세탁소 등 기술과 서비스정신을 함께 필요로 하는 업종들이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직업재활은 물론 자립 기반까지 닦아주면서 성공적인 직업인을 배출하고 있다.

○ 동정심은 사양, 서비스로 승부

올 6월 경기 평택시청 1층 로비에 문을 연 ‘위드커피(with coffee)’는 시범운영을 거쳐 9월 정식 개업했다. 6명의 지적, 발달장애인이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채용돼 일을 하고 있다. 현재 4명이 오전, 오후 교대로 일하고 2명은 훈련생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정식 영업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하루 200여 잔의 커피를 판매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한달 평균 매출액은 약 650만 원. 초기 시설비는 평택시의 지원을 받았지만 직원들의 급여와 재료 구입비 등은 모두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부 수익은 훈련비용으로 전액 재투자되고 있다. 위드커피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주현숙 씨(45·여)는 “처음에 호기심이나 동정심을 갖고 찾아왔던 손님들이 이제는 ‘커피 맛 때문에 다시 왔다’고 할 정도”라며 “장애인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고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에 있는 ‘해누리 케이크하우스’도 유명하다. 광명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2008년 직업재활훈련의 하나로 시작한 제과·제빵 사업의 이름이다. 광명시의 한 골프연습장에 케이크 전문점을 시작으로 차량을 이용한 이동형 카페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주유소에도 케이크 판매점을 열어 시범 영업 중이다. 그동안 해누리 케이크하우스를 거쳐간 장애인 종업원들은 60여 명. 이 가운데 30여 명은 성공적인 훈련과정을 마치고 일반 사업장 취업에 성공했다.

돈벌이보다는 취업에 무게를 둔 사업이지만 지난달 말에는 판매수익금을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에 성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광명시장애인종합복지관 김경희 직업재활팀장(54)은 “장애인 직업재활은 지원을 많이 할수록 분명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자립 위한 지원 계속돼야

다음 달 중순에는 지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가 경기 오산시에 등장한다. ‘원더풀 휴(休) 세탁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의 하나다.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인 ‘늘푸름’이 정부와 경기도 지원금 8000여만 원을 받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지적장애인 6명이 오전과 오후 교대로 일하며 세탁물 수거 및 배달, 의류 수선을 맡게 된다. 오산시와 늘푸름은 직무지도원 2명을 채용해 이들을 지속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세탁소 운영 수익금은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임금과 장애인 직업훈련 등으로 활용된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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