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자녀 진로 탐색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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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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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중간에 꿈 바뀌면?” → 뚜렷한 이유 있으면 입시 감점요인 안돼
“아이가 도무지 진로고민을 안해요” → 평소 자녀행동 관찰, 흥미-적성 찾도록 유도해야
직업박람회 인턴십 프로그램, 직업선택에 도움

자녀에게 진로를 강요하는 건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일상 속 대화에서 자연스레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결정하게끔 유도하는 게 좋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 상신중에서 열린 ‘2010 재미있는 진로·공부 캠프’ 현장. 사진 제공 상신중
자녀에게 진로를 강요하는 건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일상 속 대화에서 자연스레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결정하게끔 유도하는 게 좋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 상신중에서 열린 ‘2010 재미있는 진로·공부 캠프’ 현장. 사진 제공 상신중
《고교 입시에 자기주도 학습전형과 대학 입시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도입되면서 뚜렷한 장래희망에 따른 일관된 ‘스펙’(봉사활동, 체험활동, 독서활동 등)을 쌓는 게 중요해졌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에게 초·중생 자녀의 진로가 일찍부터 큰 고민거리가 됐다. 학부모들은 ‘내 자녀의 적성은 어떤지’ ‘이에 꼭 맞는 직업은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또 진로 얘기만 꺼내면 스트레스를 받아 짜증을 내는 자녀의 모습에 답답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진로 찾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점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을 알아보자.》
[고민 1] “아이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요.”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조모 씨(39·여·서울 은평구)는 진로 고민이 없는 아들이 걱정이다. 우려되는 마음에 ‘○○은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변호사나 의사가 어떻니’란 얘기만 꺼내도 아들은 ‘알아서 한다’며 짜증내기 일쑤다. 조 씨는 “장래 희망을 정해야 입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시작할 텐데…. 아직 아무 활동도 못하고 있다”면서 “아이가 스트레스 때문에 성적이 떨어질까 봐 쉽게 말을 꺼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은 학생과 하루빨리 진로를 정하길 원하는 학부모 사이에서 자주 일어나는 갈등이다. 자녀에게 무리하게 진로 선택을 요구하거나 특정 직업을 강요하는 건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일상생활 속 대화에서 자연스레 흥미와 적성을 알아내고 진로를 탐색하게끔 유도하자. 우선 자녀의 행동을 관찰해 자녀가 스스로 흥미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어울릴 때 ‘얘기를 들어주는 편인지’ ‘분위기를 주도하는 편인지’를 살펴보고 자녀에게 칭찬하듯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구나’라고 말해주는 것. 자녀가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동이 보이는 즉시 얘기한다. 파악된 성향과 행동은 노트에 따로 정리한다.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자녀에게 구체적인 직업을 추천한다. 이때 주변사람을 예로 들어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은 자녀가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란 직업을 소개하는 책이나 자료를 보여주기보다 “오늘 변호사를 하는 친척을 만나고 왔어. 이 사람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고1때부터 ○○대 법학과를 목표로 공부했다더라. 지금은 ○○로펌에 소속돼 의학과 관련된 소송을 전담하고 있다고 해”라고 말하는 것.

최정인 서울특별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교육연구팀장은 “인턴십 프로그램, 직업박람회 등에 참여하는 방법도 직업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특정 직업에 대해 무조건 좋게 말하거나 무조건 나쁘게 말하기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무엇인지’ 등 자녀와 최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민 2] “학업 중간에 꿈이 바뀌면 고교 및 대학 입시에서 불리한가요?”

중2 딸을 둔 학부모 김모 씨(40·여·경기 수원시)는 얼마 전 ‘의사가 되기 위해 자율형 사립고에 진학하겠다’는 딸의 결심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동안 국제변호사가 되겠다며 외국어고 진학을 목표로 ‘모의유엔’ ‘교내외 영어토론대회’ 등 관련 활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 김 씨는 “수학, 과학 성적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제 와서 의사와 관련된 독서 및 체험활동을 충분히 하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걱정”이라며 “무엇보다 이전 활동이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되지 않을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자녀 진로에 대한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 고교 및 대학 입시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실시되면서 ‘혹시 도중에 꿈이 바뀌었다고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을까’라고 걱정을 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과연 진로 변경은 고교 및 대학 입시에 감점요인이 될까.

이문호 하나고 입학담당교사는 “중간에 진로가 바뀌었다고 해서 감점요인이 되진 않는다”면서 “단, 꿈이 변한 이유에 대해 뚜렷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진로가 바뀌게 된 계기나 이유 등을 설득력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단순히 ‘TV드라마를 보고 의사가 되고 싶었다’ ‘생물 관련 책을 읽고 생물학자가 되고 싶었다’라고 설명하기보다 ‘처음에는 과학자란 직업에 관심을 갖고 과학 캠프 등에 참가했다. 중2때 ‘아담 스미스’가 지은 ‘국부론’을 읽고 경제학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경제학과 관련된 독서와 활동을 하며 진로를 경제학자로 바꾸게 됐다’고 학업계획서 등에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

진로가 변경된 걸 계기로 장래희망을 더욱 구체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사에서 기자로 꿈이 바뀌었다면 ‘의학전문기자’를 목표로, 과학자에서 변호사로 꿈이 바뀌었다면 ‘의·생명과학분야 전문변호사’로 목표를 정하는 것.

진로·공부 캠프 시범 운영학교인 서울 은평구 상신중 신현덕 교감은 “과학자는 과학 과목에만, 변호사는 사회 과목에만 국한된 활동을 하는 건 직업 선택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직업 탐색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활동을 하되 직업 탐색 노트 등을 만들어 탐색 과정 자체를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게 직업 탐색뿐 아니라 입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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