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언어영역/ 공략, EBS표 생소한 작품<2>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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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한시(漢詩)를 주제별로 나눠 살펴봤다. 고독과 그리움을 표현한 한시, 사랑의 이별과 아픔을 표현한 한시, 당시 사회상과 가치를 반영한 한시, 이상으로의 추구를 담은 한시 등이 다뤄졌다. 미처 다루지 못한 한시를 이번호에 소개한다.》

[1] 현실 비판을 담은 한시

현실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담은 시도 있다. ‘세상 모든 일이 진실로 아득하여/곧은 길엔 사람 노릇 어렵다’ ‘인간 세상 험하다고 그대는 비웃지 말라./제 몸이 오히려 급한 물살 가운데 있는 것을’. 이인로의 ‘속행로난(續行路難)’은 곧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김극기의 ‘어옹(漁翁)’은 어부들을 긍정적으로 그렸던 대부분의 어부가와 달리 어부들을 현실을 외면하고 자연에 묻힌 자, 명철보신(明哲保身)하는 자로 표현했다.

이 외에도 △흉년으로 인한 참혹한 상황을 그려낸 정약용의 ‘유아’ △인간 욕심의 허망함과 깨달음을 담은 이규보의 ‘영정중월(詠井中月)’ △고양이(탐관오리)의 횡포에 대한 비판과 징벌 의지를 보인 정약용의 ‘이노행(狸奴行·고양이)’ △시대 현실에 대한 염려와 세상을 경륜(經綸)하고 싶은 마음을 그린 임제의 ‘잠령민정(蠶嶺閔亭)’ 등이 있다.

[2] 내면 성찰과 한(恨)을 담은 한시

‘십 년 세월 생각하니/비분강개한 마음에 흰 머리만 늘었데./기쁜 건 내가 자연에서 늙어/세상의 시비 속에 떨어지지 않은 일’. 비 내리는 밤에 자기 성찰을 하는 모습을 담은 김시습의 ‘야우기사(夜雨記事)’는 내면을 성찰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현실을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한의 정서를 담은 작품도 있다. ‘천한 땅에 태어난 것 스스로 부끄러워/사람들에게 버림받아도 참고 견디네’. 최치원은 ‘촉규화(蜀葵花)’로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시대에 대한 한스러움을 노래했다. 성현의 ‘추야장(秋夜長)’은 ‘고운 님 하늘가 아득히 멀어/붉은 분 눈물에 씻겨 빈 방이 시름겹네/기러기 남으로 날아오건만/소식 한 자 들리질 않으니’라고 노래한다. 가을밤의 그리움과 외로움을 시 속에 표현한 것. 정약용은 시 ‘증문(憎蚊)’으로 자신의 소시민적 모습을 비판했다.

이 외에도 △자연 속에서 느끼는 행복과 이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노래한 박상의 ‘정한림이 이별하여 준 시에 화답하다’ △험한 환경에서도 굽히지 않는 소나무의 지조를 담은 김정의 ‘제로방송’ △변산 소래사의 탈속적인 풍경을 그려낸 정지상의 ‘제변산소래사’ △그림에 그려진 소년의 큰 뜻을 칭찬하는 내용의 권근의 ‘제유소년산수도’ △춤추는 여인인 무희(舞姬)의 아름다움을 그린 두보의 ‘즉사(卽事)’ 등의 한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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