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낚시와 멸치젓만 나오던 섬은 잊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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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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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엮고 올레코스 뚫고…추자도 ‘가볼 만한 섬’으로

굴비와 올레코스를 통해 ‘섬 관광 메카’로 발돋움을 준비하는 추자도. 사진은 추자항 전경.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굴비와 올레코스를 통해 ‘섬 관광 메카’로 발돋움을 준비하는 추자도. 사진은 추자항 전경.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와 전남의 중간 기착점인 제주시 추자도가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바다낚시와 멸치젓으로 알려졌던 추자도가 ‘참굴비’와 ‘올레코스’를 새로운 특화상품으로 내놓고 ‘섬 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췄다.

이달 추자도 인근 해역에 조기 어장이 형성되면서 항구에 생기가 넘치고 있다. 17일 추자항 추자수협 공판장. 어민들이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조기를 크기별로 나눠 상자에 차곡차곡 담는다. 일부는 가공하지 않은 ‘생물(生物)’로 출하하지만 대부분은 굴비로 생산하기 위해 공장으로 보낸다. 급속 냉동한 조기를 해동한 뒤 전남 신안군에서 들여온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수분을 빼는 열풍과정을 거쳐 ‘추자도 참굴비’로 탈바꿈시킨다.

추자도 참굴비는 대형 할인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주문이 이어져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굴비 판매는 2008년 1100t, 150억 원에서 2009년 1500t, 2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1850t, 25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정호 추자수협 조합장은 “얼음을 만드는 제빙시설이 노후해 조기 어획과 굴비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08년부터 매년 ‘추자 참굴비 축제’를 열어 인지도를 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추자도는 제주항에서 북서쪽으로 53km 떨어진 섬으로, 유인도 4개, 무인도 38개에 1200여 가구 2500여 명이 사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섬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유무인도의 풍광이 뛰어나지만 낚시꾼이 주로 찾을 뿐 관광객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심하던 지역주민들은 올레코스에 눈을 돌렸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협의를 마치고 6월 26일 17.7km에 이르는 ‘제주올레 18-1코스’를 열었다. 이 코스는 능선을 5, 6개 넘어야 하는 난코스이지만 다양한 식생과 숲,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은 전체 올레코스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추자등대 일출과 봉글레산 일몰은 장관이다. 제주항에서 배로 1∼2시간이 걸린다.

6월 말 열린 추자 올레코스는 개장 당시 궂은 날씨로 참여 인원이 저조했다. 추자도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지역주민들은 ‘추자 올레길 함께 걷기’ 행사를 23일 연다. 하루 2회 왕복하는 여객선 운항을 3회로 늘린다. 김윤진 추자면 지역특화담당은 “올레코스는 섬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참굴비 외에도 삼치회, 엉겅퀴국 등 추자도의 독특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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