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어선쓰레기 되가져오기’ 캠페인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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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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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2006년부터 시행… 수거쓰레기 9배로
어민들 상대 폐그물 수매사업도 반응 좋아

인천 옹진군 덕적도 신리의 한 어민이 조업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나루 인근 분리 배출함에 넣고 있다. 해경과 수협은 전국 어촌 100곳에 배출함을 설치하고 이를 정리하는 어민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해양경찰청
인천 옹진군 덕적도 신리의 한 어민이 조업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나루 인근 분리 배출함에 넣고 있다. 해경과 수협은 전국 어촌 100곳에 배출함을 설치하고 이를 정리하는 어민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해양경찰청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서 10t급 낚시어선을 운영하는 김득철 씨(53)는 매일 새벽이면 뱃말선착장에서 낚시꾼들을 태우고 연안해역으로 향한다. 그는 낚시꾼들이 승선하면 “과자 봉지나 음료수 캔, 소주병, 페트병 등 쓰레기를 절대로 바다에 버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는 오후에 낚시꾼들이 낚시를 끝내고 뱃말선착장에 도착하면 어선 곳곳에 어지럽게 널린 쓰레기를 한데 모아 선착장 인근에 설치된 분리배출함에 버린다. 김 씨는 “무심코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들이 해양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선박 운항에도 큰 지장을 준다”며 “어렵지 않은 부탁이라 그런지 낚시꾼들이 잘 따라준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이 2006년부터 전국 어촌에서 벌이고 있는 ‘어선쓰레기 되가져오기 운동’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어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어 상당수 어민은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기 일쑤였다. 그나마 쓰레기를 가져오더라도 선착장이나 포구 주변에 버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토해양부가 어민들을 상대로 ‘해양폐기물 분포 및 실태조사’를 한 결과 어선의 약 32%가 쓰레기를 바다에 무단 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경은 남동구 소래포구를 비롯해 전국 선착장과 포구 100곳에 쓰레기 분리배출함을 설치한 뒤 어민들을 상대로 쓰레기 되가져오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어촌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나 저소득층 주민 100명을 배출함 정리 ‘녹색도우미’로 선정하고 매달 20만 원씩을 생활비로 주고 있다. 이를 위해 해경은 수협중앙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수협은 매년 2억4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해경은 정기적으로 배출함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활동이 우수한 녹색도우미에게는 감사장을 전달한다. 쓰레기를 재활용해 얻는 수익은 대부분 어촌의 노인회관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해경의 쓰레기 되가져오기 캠페인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인천의 경우 2008년까지 어민들이 되가져온 쓰레기가 연간 평균 10여 t에 그쳤으나 지난해 90여 t으로 9배로 급증했다. 올해도 8월 말까지 쓰레기 81t을 처리했다. 전국적으로는 상반기에만 429t을 처리해 지난해 같은 기간(224t)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해경은 전국 14개 해양경찰서별로 어민, 환경단체 등과 함께 선착장 주변에서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에 나선다. 해경이 보유한 경비함과 방제정 등을 동원해 연안해역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건지고 있다. 전국 주요 항만과 대규모 양식장이 분포된 해역 등에 11만5000여 t의 쓰레기가 가라앉아 있다는 추정에 따라 해경 특공대 잠수요원 190명을 투입해 각종 침적폐기물을 끌어 올리고 있다. 수협은 어민들을 상대로 ‘폐그물 수매사업’을 벌이고 있다. 어민들이 바다에 떠다니는 그물과 어구 등을 가져오면 이를 보상해주는 것이다. 이완섭 해경 해양오염방제국장은 “어선과 같은 소형 선박은 폐기물 처리 기록의무가 없어 그동안 쓰레기를 대부분 바다에 버려왔다”며 “어민들에게 해양환경 보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쓰레기 되가져오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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