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영화, 생각의 보물창고]창의력 자극하는 영화속 명대사들<1>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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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보다 더 사랑스러운 “You complete me”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잭 니컬슨의 감동 멘트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요즘 우린 “사랑한다”는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들 삽니다. “사랑한다”는 표현은 어찌나 남발이 되는지, 약속시간에 40분이나 늦게 도착한 남자가 뾰로통한 여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로 때워버리기도 하지요^^.

아침 출근을 하면서 난데없이 아내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남편의 속내는 어떨까요? 아마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의미보단 ‘여보, 오늘 술 먹고 내일 새벽에 들어올 테니, 좀 봐주라’라는 뜻이 담긴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영화 속에는 이렇듯 진부해져버린 “사랑한다”는 표현 대신, 사랑의 진심을 담은 더욱 창의적인 대사가 등장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중년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1997년 작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에서 괴팍한 성격 탓에 외톨이로 살아온 남자 잭 니컬슨은 마음속으로 깊이 사랑해 온 단골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인 헬렌 헌트에게 이런 사랑의 고백을 하지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당신은 나로 하여금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도록 원하게 만들어)!” 어때요? “사랑한다”는 말보다 훨씬 참신하지요?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으면 ‘나 자신을 통째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래서 오늘과 다음 칼럼에 걸쳐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영화 속 명대사들을 살펴볼까 해요.》
자, “사랑한다”를 넘어설 만큼 아름다운 표현은 영화 ‘제리 맥과이어’(1996년)에도 등장한답니다. 스포츠 에이전트의 성공과 사랑을 담은 이 감동적인 영화를 들여다볼까요. 톰 크루즈와 르네 젤위거는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고단한 현실에 밀려 이별한 상태입니다. ‘돈보다는 정의가 더 중요하다’는 인생철학을 끝까지 밀어붙인 끝에 성공을 거둔 톰 크루즈는 다시 르네 젤위거의 집을 찾아와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고는 그녀를 향해 이런 짧고도 강렬한 사랑고백을 하지요.

“You complete me(당신은 나를 완성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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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요. 당신 없이 나는 결코 온전한 존재로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저 “널 사랑해”란 표현보다 훨씬 더 영혼이 깃든 표현이 아닐까요.


그런데, 참으로 매력적인 이 대사가 최근 한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장난스럽게 패러디되기도 했답니다. 문제의 영화는 요즘 영화 ‘인셉션’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만든 ‘배트맨’ 시리즈의 최신작 ‘다크 나이트(Dark Knight·2008년)’에서죠. 여기서 세계를 혼돈에 빠뜨리려는 구제불능의 악당 ‘조커’는 배트맨에게 이렇게 말해요. “You complete me.”

물론 조커가 배트맨에게 사랑고백을 할리는 만무하고요. 조커는 배트맨이라는 ‘선’이야말로 자신이라는 ‘악’의 존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이 대사를 통해 밝히고 싶었던 거죠. 어때요? 똑같은 대사가 때로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로맨틱하게도, 때로는 충격적일 만큼 섬뜩하게도 사용되지요? 이게 바로 뉘앙스의 마술이란 것이죠.

자, 그럼 세계 최고의 흥행영화로 등극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2009년)에서는 어떤 사랑의 표현이 사용되었을까요? 무공해 원시의 삶을 사는 나비족 소속의 여전사 네이티리는 주인공 제이크의 아바타에게 이런 간결하고도 진솔한 표현으로 사랑을 고백해요.

“I see you(난 너를 보고 있어).”

나비족에겐 거짓이란 게 없어요. 그래서 “사랑한다”는 화려한 말로 자신의 마음을 포장할 필요가 없지요. 그저 상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에겐 충분한 사랑의 고백이었던 거에요. 참 매혹적인 표현이지요?

그럼 요즘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힘겨워하는 많은 분께 힘이 되는 대사들을 영화에서 찾아볼까요? 뮤지컬 영화의 대명사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1965년)’에서 주인공인 마리아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이런 아름답고도 희망 섞인 대사를 던져요.

“When the Lord close a door, somewhere he opens a window(주께서는 한쪽 문을 닫을 때 다른 창문을 열어 놓으신다).”

그래요. 고통은 결코 고통으로만 끝나지 않아요. 고통은 늘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지요.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쓴 영국작가 C S 루이스의 애틋한 실제 사랑이야기를 담은 영화 ‘섀도랜드(Shadowlands·1993년)’에서 주인공 루이스와 운명의 연인 조이는 고통이 인생에 주는 의미가 담긴 이런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We can't have the happiness of tomorrow without the pain of today(우리에게 내일의 행복이 있는 건 오늘의 고통이 있기 때문이야).”(조이)

“Pain is God's megaphone to rouse a deaf word(고통은, 귀를 닫은 세상을 일깨워주는 신의 메가폰이지).”(루이스)

이 얼마나 매혹적이면서도 맛있는 표현인가요. 정말 그래요. 고통은 예술가는 물론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달려가는 모든 이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인(動因)이지요. 더 큰 세상을 향해 미친 듯이 도전하도록 만드는 용기와 창조의 유전자는 바로 고통에서 잉태된답니다.

자, 영화 속에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또 어떤 표현들이 등장해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질까요. 다음 칼럼을 기대해주세요.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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