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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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덮치는 수리부엉이는 왜 곡선으로 날까? 수리부엉이와 잉어의 움직임에 숨어있는 수학 원리를 알아보자.

○ 가장 빠른 곡선

깊은 밤,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나무 위에서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시선을 따라가니 생쥐 한 마리가 아무것도 모른 채 식사를 즐기는 중이다. 수리부엉이는 가만히 날개를 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생쥐를 낚아챈다. 속도도 속도지만 생쥐를 덮친 수리부엉이의 비행 곡선은 예술 그 자체다.

나무 위에서 생쥐까지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직선이 분명하다. 수리부엉이는 수학을 잘 몰라서 곡선을 택한 것일까? 수리부엉이는 나무 아래로 떨어지듯 급한 경사로 내려오더니 땅과 평행할 정도의 각도로 생쥐에게 다가왔다. 놀랍게도 수리부엉이가 그려낸 곡선은 갈릴레이, 파스칼 같은 위대한 수학자들이 연구했던 ‘사이클로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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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로이드는 평면에 원을 굴렸을 때 원에 찍은 점이 그리는 곡선을 말한다. 바퀴에 껌이 붙은 자전거를 예로 들면 바퀴가 평면을 1회전 하는 동안 껌이 그리는 곡선을 생각하면 된다.

수리부엉이가 사이클로이드로 움직이는 이유는 중력 때문이다. 중력을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높은 지점에서 최대한의 가속도를 얻은 뒤 낮은 지점에서는 관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직선, 원, 사이클로이드 모양으로 만든 세 가지 미끄럼틀에 공을 굴린다고 하면 공은 사이클로이드, 원, 직선의 순으로 바닥에 도착한다. 마찬가지로 롤러코스터를 사이클로이드로 만들면 가장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다.

○ 물을 빠르게 피하는 법

조용한 낚시터에 환호성이 터졌다. 팔뚝만 한 잉어가 잡힌 것이다. 햇살을 받은 은빛 비늘이 눈부시다. 잉어의 몸에는 둥근 모양의 비늘이 수없이 새겨져 있다. 비늘의 곡선이 사이클로이드를 이룬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다. 잉어는 물이 가장 빠르게 흘러내리는 곡선을 아는 셈이다.

민속촌에 있는 집에는 봉긋한 초가지붕이 올려져 있다. 미술시간에 집을 그릴 때 흔히 지붕을 세모로 그리는 것과는 다르다. 조상들은 여러 모양의 지붕을 지으면서 빗물이 가장 잘 흘러내리는 곡선을 발견했다. 수학을 알기도 전에 사이클로이드의 원리를 깨달은 것이다.

초가집뿐 아니라 기와집에도 사이클로이드가 나타난다. 지붕을 덮은 널찍한 기왓장은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더라도 빗물을 빠르게 흘려보낼 수 있는 구조다. 나무로 만든 집에 빗물이 스며들어 기둥이 썩거나 약해질 위험을 방지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 원리는 요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시사철 싱싱한 채소와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된 데는 비닐하우스 농가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겨울에 폭설이 내리면 농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닐하우스 지붕에 눈이 많이 쌓이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이때 눈을 가장 잘 흘러내리게 하려면 사이클로이드 모양의 지붕이 최선이다. 사이클로이드 곡선의 길이는 17세기 수학자들이 계산했다. 사이클로이드의 길이는 움직이는 원의 지름의 4배다. 사이클로이드 비닐하우스를 만들려면 지붕의 둘레를 높이의 4배가 되도록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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