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전통 노리개에 현대적 감각 번쩍”-“유튜브 등 새 미디어 활용 홍보를”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10-11 18:2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C20(Culture 20) 서울 행사가 10일 폐막한다. 8일 개막한 C20 서울은 G20 국가의 문화계 리더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대회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미소니 미소니그룹 회장과 브루스 도버 호주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대표가 한국에 왔다. 패션과 방송으로 각기 다른 분야지만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주역이라는 점은 같다. 두 사람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대해 “한국은 너무 겸손하다. 아직 한국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다. 더 알려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伊패션그룹 ‘미소니’ 비토리오 미소니 회장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복집. 비토리오 미소니 미소니그룹 회장(이탈리아 패션협회 부회장)은 진열장 안에 있는 색색의 노리개와 가락지, 비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C20 서울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한 비토리오 미소니 미소니그룹 회장은 “한국은 그동안 빠르게 변화해 왔다. 그 자체가 한국의 독특함”이라고 말했다.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건 ‘첩지’라는 머리장식이에요. 이 장식의 문양에 따라 여자의 신분을 알 수도 있었죠.”

영화 ‘쌍화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의상을 담당했던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 씨가 장신구와 옷을 하나하나 설명하자 미소니 회장은 “매혹적이다” “흥미롭다”며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주요기사
그는 “20년 전부터 시장조사를 위해 자주 한국을 방문했다”면서 “처음엔 한국이 전쟁과 식민지 역사로 기억되는 회색의 나라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천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만든 옷감(보자기)을 봤는데 색깔 배치와 아이디어가 절묘하더군요. 지금 저에게 한국은 그렇게 생동감 넘치는 나라예요.”

미소니 회장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사계절이 있고 반도라는 점, 오랜 역사와 전통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이런 다양한 기후와 문화는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 내는 데 좋은 자극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을 강조했다.

“20년 전부터 꾸준히 찾은 한국은 색동보자기처럼 생동감 있는 나라”

“이탈리아 사람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물건을 사용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교육받습니다. 그래서 장인정신이 자연스레 생활에 녹아 있죠. 이탈리아 정장이나 가죽제품의 명성 역시 여기서 나옵니다.”

의류와 핸드백 등 패션 액세서리를 만들어 온 미소니 역시 5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브랜드다. 미소니라는 이름 한마디면 독특한 무늬와 색감을 사용한 옷감을 떠올릴 정도다. 그는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적 감각을 유지하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한국도 전통의 세계화와 현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석 조각에 긴 술이 달린 장신구(노리개)가 제 눈에는 굉장히 현대적으로 보여요. 옷이든 모자든 손쉽게 달아서 장식할 수 있겠더군요. 무에서 새로운 걸 창조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모든 이탈리아 디자이너도 전통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죠.”

그는 미소니그룹 내에서도 마케팅 분야를 주로 담당해 왔다. 이 때문인지 그는 여러 차례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잘 마케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세계화, 국제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너무 수줍어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보기에 한국은 수준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그 자체로 고품격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나라예요. 겸손해하고 수줍어만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濠방송사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브루스 도버 대표

호주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브루스 도버 대표는 “일방적인 한국 문화 알리기는 한계가 있다”며 “다른 나라와 교류한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저는 ‘한국은 두 김의 저주에 걸려 있다’고 말하곤 해요. 하나는 김정일, 또 하나는 김치죠. 김정일은 한국이 위험한 나라라는 선입견을, 김치는 한국 음식은 다 맵기만 하다는 선입견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9일 오후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난 브루스 도버 호주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대표는 “한국은 오면 올수록 매력적인 나라”라고 말했다. 도버 대표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기자로 한국에 처음 온 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는 문화교류에 초점을 두고 호주를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거나 호주 방송 프로그램을 해외에 송출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에는 자국을 알리는 광고를 제작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알리려는 것 같아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뭔지, 한국 사람들도 아직 잘 모르는 게 아닐까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문화체험 아직 외국인에 잘 알려지지 않아”

도버 대표는 대표적인 예로 음식을 들었다. 호주에도 큰 규모의 한인 사회가 있지만 호주인들에게는 김치 같은 몇몇 음식을 제외하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한식은 생각보다 훨씬 맛이 부드럽고 섬세하며, 음식문화가 풍부한데도 그런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 사람들은 화끈하게 일하고 화끈하게 놀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템플스테이 같은 경험도 가능해요. 부산에 간 적이 있는데 서울과는 정말 다른 곳이더군요. 이토록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은 서울에 잠깐 머물다 돌아갈 뿐입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는 최근 유튜브에 방송 프로그램을 업로드하고 있다. 도버 대표는 “사람들이 호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당장 인터넷을 검색하지 방송을 찾아보지는 않을 것이다. 저작권 문제가 있지만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하기 위해 인터넷도 활용해야 한다”고 권했다.

도버 대표는 이날 오전 C20 행사의 일환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봤다. 그는 “트럭과 산소탱크를 이용해 생선이 살아있도록 유지하는 걸 봤는데 호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문화다. 한국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호주와 비교해서 왜 이런 독특한 문화가 생겼는지를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더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죠. 그런 일을 할 가장 중요한 외교관은 바로 한국 사람들 자신입니다. 한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세계와 소통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알게 될 겁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