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바이오대 “묘역관리” 대전현충원과 협약식 맺어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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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외로워마세요 우리들이 친구-동생 돼줄게요”
한국폴리텍바이오대 정동욱 학장(가운데)과 소속 대학생 40여 명이 9일 국립대전현충원 사병 제3묘역에 안장된 천안함 희생자들의 묘역을 손수건으로 닦고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우리와 비슷한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니 절로 숙연해집니다.” 9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사병 제3묘역. 한국폴리텍바이오대(학장 정동욱) 학생 40여 명이 ‘천안함 46용사 묘역’ 주변에서 잡초를 뽑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일부 학생은 묘비의 글을 보며 멍하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학생들이 천안함 묘역을 찾은 것은 한국폴리텍바이오대와 대전현충원(원장 권율정)이 ‘1사1묘역 협약식’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1사1묘역 운동은 5만3000여 영령이 잠들어 있는 현충원 묘역을 기관이나 단체가 관리하면서 숭고한 보훈정신을 함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대학 측은 천안함 사건 희생자 대부분이 대학생과 비슷한 연령인 점을 감안해 이곳을 맡겠다고 나섰다. 정 학장은 “천안함 희생자 유족이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어 가까이(충남 논산시 강경읍)에 있는 대학에서 돌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대학 측은 천안함 희생자 46명의 유족에게 일일이 서신을 보낼 예정이다. 내용은 ‘앞으로 친구처럼, 동생처럼, 아들처럼 묘지를 관리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내용이다.

특히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 학교에 담당자를 별도로 지정하고 학생들이 현충원을 방문할 때에는 교내 미니승합차나 공용 승용차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학생이 졸업할 때에는 후배 1명을 지목해 자신이 관리하던 묘지를 인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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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때마침 묘역을 방문한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57)는 “집이 가까워 자주 찾고 있는 편인데 재엽이가 친구가 생겨 참으로 좋겠네”라며 기뻐했다.

한국폴리텍바이오대가 1사1묘역 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교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애국경영’이라는 학풍 때문. 이 학교는 국가 신경쟁력 분야로 떠오른 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06년 노동부(현재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대학. 교직원과 학생 대부분은 국가에서 설립한 만큼 ‘애국’은 곧 국가에 대한 보답이요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대학 정문에서 600m 진입로 양쪽에 1년 365일 내내 태극기가 게양돼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이오배양공정과 학생회장 문성준 씨(27)는 “같은 시대를 살아온 젊은이로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친구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이들의 고귀한 뜻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한국폴리텍바이오대는 국내 유일의 바이오 전문분야 대학으로 바이오배양공정, 바이오식품분석, 바이오품질관리, 바이오생명정보, 의생명동물과 등 5개 학과를 갖추고 있다. 교수는 총 30여 명. 대부분 산업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2년제이지만 여름 겨울학기 집중적인 취업 중심교육으로 지난해 졸업생들의 상장기업 취업률이 90%에 육박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 논산시 강경읍 한국폴리텍바이오대 진입로인 ‘애국의 거리’에 게양된 태극기. 이 거리에는 1년 내내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 사진 제공 한국폴리텍바이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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