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새 다시 만들어야”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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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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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홍규 실토로 정당성 상실” 행안부, 수사결과 보고 결정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이 1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이 1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4대 국새제작단장인 민홍규 씨(56)가 핵심인 주물과정을 직접 수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전통방식으로 제작하지도 않았다고 밝혀 현재 사용 중인 국새의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 행정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는 전통기술 전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민 씨의 사기극에 놀아난 셈이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남석 행안부 제1차관은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 국새는 국민 여론을 반영해 제작됐기 때문에 당장 교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와야 다시 제작할지 여부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정당성을 상실한 국새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만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설마 했는데 가짜 전문가에게 속았으니 할 말이 없게 됐다”며 “다시 제작하자는 의견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균열이 있던 3대 국새를 보수해 사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첨단 디지털 시대에 국새가 필요하냐’ ‘국새는 반드시 전통방식으로만 만들어야 하나’라는 의견 등을 놓고 크고 작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행안부는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다양한 국민 여론을 수렴해 국새를 다시 만들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산청군이 수십 억 원을 들여 추진해 온 국새문화원 건립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제4대 국새는 금과 주석 등 5가지 금속을 섞고 전통방식 가마에서 만들어져 600년 동안 내려온 국새제작 방식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제작 과정이 전통방식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제작 과정 전반을 책임졌던 행안부는 관리 소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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