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 타임오프 합의 ‘20년 연속 파업’ 고리 끊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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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단협 잠정안 타결 타임오프제(유급근로시간 면제제도)를 둘러싸고 대립해 온 기아자동차 노사가 31일 노조 전임자 문제와 관련해 개정 노동법을 준수하기로 합의하는 등 2010년 임금·단체협상 잠정안에 합의했다.

2일 열리는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통과되면 1991년부터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해마다 파업을 겪었던 기아차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 국내 자동차업계 24년 만에 ‘무파업’

기아차가 파업을 하지 않는다면 올해 국내 완성차 5사는 24년 만에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이에 따라 파업으로 점철된 한국 자동차업계의 노사 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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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는 1987년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매년 파업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현대차는 1987년 이후 2008년까지 21년 동안 단 한 차례(1994년)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했고, 기아차도 1991년부터 해마다 파업을 계속해왔다. 올해 초에도 기아차 노조가 부분 파업을 하기는 했지만 이는 지난해 임·단협과 관련된 파업이었다.

하지만 매년 자동차업계의 파업을 주도해온 현대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7월 임금 7만9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 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 원 지급 등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해 2년 연속 무파업을 이끌어 냈다. ‘큰집’인 현대차 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금을 받는 것을 본 기아차 노조원들 사이에는 파업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는 기아차 노조의 투쟁 동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노동계 최대 현안이었던 기아차의 노사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는 수순에 접어들면서 금속노조의 타임오프제 무력화 투쟁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타타대우상용차, 한국델파이, 현대삼호중공업 등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이 속속 타임오프제를 도입하기로 노사 합의를 이룬 상태다.

○ 노조 전임자 234명에서 21명으로

기아차 노사의 잠정 합의에 따라 기아차 노조의 유급 전임자(근로시간 면제자)는 234명에서 21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다만 무급 전임자는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회사는 유급 전임자에게 급여는 지급하지만 전임 수당은 폐지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가 “법대로 하자”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던 전임자 문제를 양보하는 대가로 실리를 챙겼다. 우선 현재 시점에서 전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보장 합의서를 체결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난제로 꼽혀 오던 전임자와 고용보장 문제에서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윈윈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K5’ ‘스포티지R’ 등 신차의 성공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울리는 임금과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조와 합의함에 따라 직원들은 두둑한 월급봉투를 받게 됐다.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 내용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 일시금 300%+500만 원, 회사 주식 120주 지급 등이다. 인상된 액수를 합하면 직원 1인당 평균 2000만 원씩 더 받게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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