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인사만 바꿨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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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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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음식점에 친절 교육… 업체 98% “매출 도움”
市“환경 개선-친절 서비스로 도시 이미지 업그레이드”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성동 ‘깨친맛’ 지정 업소에서 고객 응대에 대한 현장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달서구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성동 ‘깨친맛’ 지정 업소에서 고객 응대에 대한 현장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달서구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한 식당. 종업원이 평소대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자 강사의 지적이 나왔다. ‘표정이 무뚝뚝하다’ ‘목소리 톤이 낮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식당 인사법은 허리만 굽히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 반드시 손님을 향해 몸을 돌리고 눈을 맞춰 인사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은 종업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달서구 ‘깨친맛’(깨끗한 환경, 친절한 서비스, 맛깔스러운 요리) 지정 음식점에서는 수시로 친절 서비스 강좌가 이뤄진다. 강좌 후에는 ‘웃는 연습’ ‘목소리 톤 조절’ 등 매일 순서에 따라 반복할 수 있는 카세트테이프를 제공했다. 효과는 매출 상승과 이미지 개선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 지방자치단체, 음식문화 개선에 팔을 걷다

대구 달서구는 8월부터 매월 1일을 ‘깨친맛 데이(Day)’로 정하고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다. 깨친맛 음식점 대표, 음식점 거리 번영회 회장 등 27명은 깨끗한 식당, 밝은 미소로 고객 환대, 화학조미료 및 남은 음식 사용 안하기 등의 실천을 약속했다. 2011년에는 달서구의 모든 음식점 5600여 곳이 참여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지자체와 음식점들의 노력이 컸다. 2008년 시작된 ‘깨친맛 운동’이 스스로 실천을 다짐하는 협약으로 확대된 것. 얼마 전 현장 친절서비스 교육에 대해선 400명 중 394명(98%)이 ‘영업(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대구음식관광박람회’ 친절대회에서는 1∼3위를 모두 달서구 음식점이 차지했다. 안옥화 달서구 식품위생팀장은 “도시 이미지 개선을 위해 관련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음식문화 개선에 나섰다. 대구시는 4월 ‘대찬맛’이라는 음식브랜드를 개발해 대구 음식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구는 지난달 맛있는 빵집 6곳을 지정해 빵 브랜드 개발 및 관광 상품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음식문화가 도시 이미지

지자체가 음식문화 개선에 투자하는 이유는 지역 경제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지역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음식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대구의 현실은 나쁘다. 대구시가 3, 4월 대구시민 265명과 타 지역민 257명 등 522명을 대상으로 ‘지역 식당 종사자 평가’를 한 결과 대구시민 42.2점, 타 지역 손님 41.5점 등 모두 50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대구시민은 ‘무성의한 응대’(22.3%)와 ‘식당 청결상태’(19.6%) 등을 꼽았고, 타 지역 손님은 ‘종사자 무표정’(26.1%), ‘불렀을 때 대답 없음’(17%)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친절 서비스’가 여전히 생활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음식문화가 곧 이미지’라는 인식도 수준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 김세환 대구 친절청결교육협회 회장은 “친절한 음식서비스는 그 지역의 문화와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본 동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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