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존을 향해/2부]<7>獨 실업학교는 ‘장인의 길’ 존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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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따른 임금차이 거의 없어

독일은 ‘멀티 트랙’ 사회다. 학벌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적 토양, 개인의 적성에 따른 진로 결정 덕분에 독일은 대학과 직업교육이라는 두 가지 트랙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실무형 기술 인력은 ‘막강 독일 제조업’의 토대다.

학생들은 초등교육 4년을 마친 11세에 세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한다. 50%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김나지움, 30%는 실업학교인 레알슐레, 나머지 20%는 기본적인 중등의무교육을 시키는 하우프트슐레에 진학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성화 직업교육은 레알슐레에서 이뤄진다.

독일 직업교육의 특징은 산업 현장에서 직업 교육을 받으며 학교 교육을 병행하는 ‘듀얼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보통 3년간 직업 교육을 받는데 학생들은 일주일 중 3, 4일은 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1, 2일은 직업학교에서 이론 수업을 듣는다.

독일 기업들은 직업훈련에 적극적이다. 대기업들에는 실습장이 별도로 마련된 직업교육센터가 있다. 지난해 약 204만 개 기업 중 49만3000여 개의 기업이 이 제도를 운영했다.

전문기술자를 뜻하는 ‘마이스터’는 모두가 그 권위를 인정해준다. 레알슐레 졸업자들이 따는 자격증의 칭호다. 레알슐레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차이도 그리 크지 않다. 학벌이 아니라 자격증과 능력에 따라 직장 내 지위와 보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졸자에 비해 일찍 사회에 진출해 자리를 잡은 기술자들이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게 독일에선 익숙한 풍경이다. 대학 졸업장이 성공에 필수조건이 아니며 ‘대학 진학과 인생의 행복은 별개 문제’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뿌리 내리게 된다. 하지만 너무 일찍 진로를 정하다 보니 최근에는 ‘사회 경제적 배경이 좋지 않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선택권을 제한 받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초중학교부터 진로 직업 교육을 하고 고교 때는 미래 경력 개발과 연계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산업체도 인재양성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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