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4대강 사업구간 문화재 놓고 충남도-환경단체 다른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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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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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변 유적지 ‘복원’이냐 ‘보호’냐

겸재 정선의 ‘임천고암’(왼쪽)의 배경이 됐던 충남 부여군 세도면 삼의당 터(오른쪽). 현재는 물에 잠기고 왼쪽 하단에 나루터 계단 (동그라미 속)만 약간 보인다. 사진 제공 충남도
겸재 정선의 ‘임천고암’(왼쪽)의 배경이 됐던 충남 부여군 세도면 삼의당 터(오른쪽). 현재는 물에 잠기고 왼쪽 하단에 나루터 계단 (동그라미 속)만 약간 보인다. 사진 제공 충남도
안희정 충남지사가 금강구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조건부 추진’ 등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금강 주변 문화재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화재 보호가 우선’ ‘4대강이 먼저’라는 의견과 함께 ‘4대강 사업을 하는 김에 문화재도 복원해 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

충남도-정선 산수화 배경 ‘삼의당’“현재 초석만 남아… 복원을”

충남도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의 산수화 ‘임천고암’의 배경인 부여군 삼의당(향토유적 제94호)을 복원해 달라고 최근 국토해양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다. 부여군 세도면 반조원리 금강변에 있는 삼의당(三宜堂)은 조선 영조시대 규장각에서 경사를 강론했던 학자 윤광안이 유배에서 풀려난 뒤 후진 양성을 위해 지은 것. 현재 8기의 초석만 남아 있다. ‘임천고암’에 나오는 나루터 계단 7개(그림 왼쪽 하단)는 2개만 물 위에 드러나 있고 나머지는 묻혀 있는 상태다. 충남도 관계자는 “주변 경관이 뛰어난 삼의당과 나루터는 복원 가치가 높다”며 “복원 뒤 인근 부여 구드래 나루터와 강경포구를 잇는 물길에 돛배를 띄우면 주변이 역사문화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충남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8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금강사업을 하면서 ‘금강 8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금강변 주요 문화재가 무차별적인 공사로 훼손되고 있다”며 특히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공주 고마나루와 부여 왕흥사지를 크게 염려하고 있다.

고마나루는 백제 문주왕이 웅진(공주) 천도 시 이용했던 교통로로 660년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백제 공격을 위해 금강을 거슬러 와 주둔했던 백사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1km쯤 떨어진 곳에 금강보가 건설되면 관리수위가 현재 4.74m에서 8.75m으로 높아져 백사장 7만2000m²의 80%가량이 물에 잠긴다. 또 부여군 낙화암에서 마주 보이는 규암면 신리 왕흥사 옛터(사적 제427호)도 준설토로 뒤덮여 훼손되고 있다.

충남 환경단체-세계유산 후보지 ‘고마나루’ “금강보 건설땐 80% 수몰”

하지만 이 일대 주민들은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중보에 따른 수질 개선과 함께 자전거도로, 하천변 생태공원 조성 등으로 주민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현우 충남도 치수방재과장은 “현재 국토해양부가 습지와 문화재 보호 등을 위한 계획을 추가로 수립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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