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 수학, 풀기를 넘어 쓰기를 익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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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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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있는 상황-행동이 사고 활성화… 개념이해 더 깊게 만들어줘


아이가 수학 공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너, 이 내용 아니?’라고 묻곤 한다. 이때 ‘안다’라고 대답하는 학생이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부모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이가 진짜 아는지 모르는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안다’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중에는 단순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고 판단되거나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될 때도 ‘안다’고 대답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가 정말로 안다고 보기 힘들다. 그 의미까지 정확히 이해해야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안다’고 대답한 아이가 해당 문제를 종종 틀리는 이유는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단순히 아는 수준을 넘어 이해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까? 여기에 딱 맞는 격언이 하나 있다. ‘듣기만 한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되지만, 해 본 것은 이해할 수 있다’가 그것. 이 격언은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가 긍정적 학습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수학은 개념과 원리를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보고 듣는 방법만으로는 앎의 완성을 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잠시 길 찾기에 관한 얘기를 해 보자. 흔히 길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딘 사람을 ‘길치’라고 한다. 예전에 가본 곳이 아니라면 목적지를 잘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누구는 잘 찾아가고, 누구는 잘 찾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대개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은 찾아가려는 장소에만 지나치게 몰두한 탓에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길을 잘 찾는 사람은 목적지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건물이나 환경도 기억한다.

다시 수학 공부로 화제를 돌려보자.

아이들은 수학 문제를 풀 때만 공책이나 연습장을 사용해 일종의 ‘쓰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영어 단어를 외우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와 달리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학습할 때 ‘쓰기’를 하는 초등학생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교과서에 나오는 약속하기 등의 수학적 정의를 외워서 그대로 써 보는 방식은 효과적이지 않다. 교과서에 제시된 용어나 기호가 아닌, 아이가 자신이 이해한 대로 어떻게든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활동은 길 찾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쓴 개념의 내용뿐 아니라 쓰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수학적 개념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기억하게 하는 효율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수학 쓰기 방법으로 수학일기 쓰기가 있다. 수학일기는 수학을 공부하고 난 뒤, 공부한 내용과 공부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해보는 것을 말한다.

수학 쓰기 활동에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쓴 내용 중 잘못된 개념만 바로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쓰기 방법은 잘못 됐어” “서술형 문제에 대비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등 아이를 다그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suhak.com

김민식 시매쓰수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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